2조 짜리 기술인데 “이러다 사라진다”… ‘결단’ 내린 정부의 진짜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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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들인 기술인데 가격은 240억
정부는 왜 이 선택을 했을까
“지금 넘기지 않으면 다 무너진다”
누리호
정부 누리호 기술 이전 / 출처 : 뉴스1

국가 예산 2조 원이 투입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기술이 단 240억 원에 민간기업에 넘어가자, 우려와 의문이 쏟아졌다. 그러나 정부는 기술 값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판단했다.

240억 원이 전부일까? 그보다 중요한 건 ‘지금 넘기는 이유’

25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누리호 기술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은 2032년까지 누리호를 만들고 발사할 수 있는 ‘통상실시권’을 주는 내용이다. 기술 자체는 여전히 정부가 갖고 있지만, 민간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문을 연 것이다.

정부 누리호 기술 이전 / 출처 : 연합뉴스

누리호는 13년 동안 2조 원 넘게 투입된 기술이다. 관련 문서만 1만 6천 건이 넘는다. 그런데 이전 가격이 240억 원이라는 점에서 ‘너무 싸게 넘긴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이에 대해 “전체 개발비가 아니라, 실제로 넘기는 기술에 들어간 연구비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기관의 기술 평가를 거쳐 항우연과 한화가 합의한 가격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정부가 이 기술을 넘긴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누리호는 항우연이 중심이 돼 300곳이 넘는 국내 기업들과 함께 만든 결과다.

그런데 지금처럼 반복 발사가 멈추면 이 기업들도 투자와 인력을 줄이게 되고, 그렇게 되면 기술이 이어질 수 없게 된다.

정부 누리호 기술 이전 / 출처 : 연합뉴스

게다가 누리호는 아직 ‘돈이 되는 기술’은 아니다. 위성 1kg을 쏘아 올리는 데 드는 비용이 3000만~4000만 원으로, 미국의 스페이스X보다 10배쯤 비싸다. 성능도 아직은 뒤처져 당장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정부는 이 기술을 지금이라도 민간에 넘기지 않으면, 아예 없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컸다. 적자를 보더라도 산업의 불씨를 살려두겠다는 것이 이번 결정의 배경이다.

11월, 한화가 만든 첫 누리호가 발사된다

올해 11월에는 큰 시험이 하나 남아 있다. 바로 한화가 직접 만든 첫 누리호가 우주로 날아오르는 것이다.

정부 누리호 기술 이전 / 출처 : 연합뉴스

이를 위해 우주항공청은 발사 준비, 안전관리, 홍보까지 꼼꼼히 챙기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발사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발사를 통해 “민간이 실제로 누리호 기술을 잘 이어받았는지”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이상철 항우연 원장은 “정부가 만든 기술이 민간 산업으로 확장되는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기술을 민간에 넘긴다고 해서 당장 돈이 되는 건 아니지만, 지금 넘기지 않으면 아무도 이어갈 수 없게 된다.

정부가 선택한 ‘240억 원의 계약’은 그만큼 절박하고 현실적인 결정이었다. 누리호가 다시 하늘로 날아오를 때, 한국의 우주 산업도 다음 도약을 준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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