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 지역 결혼식장의 1인당 평균 식대가 처음으로 9만원대에 진입했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크게 높은 수치로, 결혼 비용의 지역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상위 고가 예식장의 급격한 가격 인상이 전체 평균을 끌어올리며 ‘강남 프리미엄’이 더욱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한국소비자원이 30일 발표한 ‘2025년 12월 결혼서비스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강남 지역의 1인당 평균 식대는 지난 10월 8만8천원에서 12월 9만원으로 2.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 14개 지역의 결혼서비스 전체 비용 평균은 2091만원으로 0.2%만 오르는 데 그쳤지만, 강남 지역은 3599만원으로 2.8% 상승하며 지난 4월 조사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처럼 강남 지역만 유독 가격 상승폭이 큰 배경에는 일부 고가 예식장의 영향이 작용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상위 10% 고가 예식장의 1인당 식대가 10월 12만원에서 12월 14만2천원으로 18.3% 급등하며 전체 중간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결국 일부 최상위 예식장의 가격 인상이 강남 지역 전체의 평균값을 상승시키는 구조인 셈이다.
지역별 격차 3배…경상도는 강남의 3분의 1 수준
강남과 다른 지역 간의 결혼 비용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조사 결과 경상도 지역의 결혼 비용은 평균 1228만원으로 강남 지역의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같은 서울 내에서도 강남을 제외한 지역은 2531만원으로 강남보다 1천만원 이상 낮았으며, 최근 3개월 사이 오히려 2.4%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방에서는 일부 예식장의 할인 정책으로 비용이 감소하는 곳도 있었다. 대전과 광주 지역은 10월 대비 각각 4.4% 줄면서 감소세가 가장 컸다. 전국적으로는 안정세를 유지한 반면, 강남만 급격히 상승한 것은 해당 지역의 수요층과 예식장 운영 전략이 다른 지역과 확연히 다르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단순히 예식장 비용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강남 지역에서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 신랑신부는 예식장 외에도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 등을 포함한 패키지 비용으로 평균 3599만원을 지출한다. 여기에 생화 꽃장식 비용도 지난 10월 250만원에서 12월 262만원으로 4.8% 올랐다. 결혼을 준비하는 이들의 경제적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세부 품목별 가격 꼼꼼히 확인해야”
한국소비자원은 결혼서비스 비용이 지역과 업체별로 차이가 매우 크고, 옵션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계약 전 ‘참가격’ 누리집의 예상 견적 조회 기능을 통해 세부 품목별 가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위 10% 고가 예식장의 18.3% 급등이 전체 평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되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강남 지역의 결혼 비용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결혼 비용의 지역별 양극화는 단순한 가격 차이를 넘어 사회적 불평등을 반영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강남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데 3600만원 가까이 드는 반면, 경상도에서는 1200만원대로도 가능한 현실은 지역 간 경제력 격차를 그대로 드러낸다. 전국은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강남만 가파르게 상승하는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결혼 비용 부담은 지역과 계층에 따라 더욱 차별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