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한 달간 역대 최대 규모인 135억달러(약 18조~20조원)를 한국 주식시장에서 빼냈던 외국인이 3월 들어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에서는 대규모 매도를 이어가면서도, 코스닥 시장에서는 공격적인 매수세로 돌아선 것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1조2100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는 9조4630억원을 순매도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특히 3월 코스닥 순매수액은 2월 월간 코스닥 순매수액(1조2090억원)을 11일 만에 넘어서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추진과 코스닥 액티브 ETF 상장이 맞물려 외국인 자금의 방향이 바뀐 것으로 분석한다.
원전·바이오로 쏠린 외국인의 ‘선택적 매수’
이달 외국인이 코스닥에서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원전 관련주 우리기술(032820)로, 순매수액이 1760억원에 달했다. 이란 사태로 국제 유가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자 대안 에너지로서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종목으로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순매수 2위와 3위는 각각 바이오주인 에임드바이오(760억원)와 알테오젠(196170, 580억원)이 차지했다. 뒤이어 대한광통신(500억원), 고영(480억원), 원익홀딩스(470억원), 파마리서치(460억원) 순으로 외국인 매수가 집중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섹터 집중 현상을 단순한 수급 유입이 아닌, 반도체·AI 대형주 차익실현 이후 진행되는 포트폴리오 재편의 일환으로 읽고 있다.
코스닥 액티브 ETF 상장, 새 수급 경로 열렸다
3월 10일에는 국내 증시 최초로 코스닥을 비교 지수로 하는 액티브 ETF 2종이 동시 상장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코스닥액티브’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코스닥액티브’가 그 주인공이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코스닥 액티브 ETF는 코스닥150지수 밖 중소형주를 편입하는 동시에 액티브 방식을 채택하기에 기존 패시브 ETF와 달리 ETF 수급이 개별 중소형주 가격에 외생적 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ETF 수급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코스닥 중소형주에 새로운 수급 경로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책 펀드 150조’ 뒷받침…지속성은 변수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도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2025년 12월 공식 출범한 국민성장펀드는 150조원 규모로, 향후 5년간 중소기업과 전략 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수혜주로 부상한 코스닥은 세제 혜택과 연기금 평가 반영 등으로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며 “코스닥 시장 내 성장 산업이 수혜주로 부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코스닥 자금 유입이 일시적 반발인지, 구조적 전환인지를 판단하기 이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2월 역대 최대 순유출을 보인 외국인 자금은 단기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만큼, 글로벌 AI 산업 전망 변화와 정책 펀드의 실제 투자 속도가 향후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