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외국인 투기수요 차단 규제가 본격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수도권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이후 서울 내 외국인 주택 거래량이 절반 이하로 급감하면서 투기적 거래 수요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기간(2025년 9~12월) 동안 서울의 외국인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 감소했다. 496건에서 243건으로 줄어든 것이다. 수도권 전체로는 35% 감소했으며, 12억 원 이상 고가주택 거래도 53% 급감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가 집중됐던 강남권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의 거래량은 65% 줄었으며, 서초구는 92건에서 11건으로 88% 급감하며 25개 자치구 중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도에서는 부천이 51%(208건→102건), 인천 서구는 46%(50건→27건) 감소했다.
고가주택 투기 거래 집중 차단…”규제 목표 달성”
가격대별로 보면 12억 원 초과 고가주택 거래가 전년 대비 53%(206건→96건) 줄어든 반면, 12억 원 이하 주택은 33%(2073건→1385건) 감소에 그쳤다. 고가주택 투기 수요가 집중적으로 차단된 것이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의 주택 거래가 32%(1554건→1053건), 미국인은 45%(377건→208건) 감소했다. 전체 외국인 거래 중 중국인이 71%, 미국인이 14%를 차지하며 여전히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특히 미국인의 거래 중 48%(100건)가 6억 원 초과 주택에 집중돼 고가 투자 성향이 뚜렷했다.
중국·미국 투자자 여전히 주류…거래 패턴은 달라
주택 유형별로는 중국인이 아파트 59%, 다세대 36%를 구매한 반면, 미국인은 아파트에 81% 집중했다. 중국인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주거 형태에 투자하는 반면, 미국인은 고가 아파트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올해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 이행을 강도 높게 점검한다. 허가일로부터 4개월 내 입주 후 2년간 거주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해당 지자체가 이행명령을 내리고 위반 시 강제금을 부과한다. 반복 위반 시에는 허가가 취소될 수도 있다.
“실수요 중심 시장 질서 확립”…점검 강화 예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가 외국인 투기 수요 차단이라는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했다고 평가한다. 다만 12억 원 이하 주택 거래도 33% 감소하면서 일부 실수요 거래까지 위축됐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은 “외국인 거래 감소는 시장 과열을 유발하던 수요가 줄고 있다는 신호”라며 “실거주 의무를 철저히 점검해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부터 입주 및 거주 실태를 단계적으로 점검하고, 위반 사례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