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란 한 판(30개) 가격이 약 한 달 반 만에 다시 7천원대를 넘어섰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정부의 수입란 투입이 실질적인 가격 안정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계란 특란 한 판(30개) 평균 소비자가격은 3월 12일 기준 7천45원으로 1년 전(6천41원)보다 16.6% 올랐다. 계란 10개들이 가격 상승폭은 더 가파르다. 같은 날 기준 10개 평균 소비자가격은 3천902원으로 1년 전(3천222원) 대비 21.1% 상승했다.
역대 최악의 AI 확산…살처분 1천만 마리 눈앞
이번 동절기(2025~2026년) 고병원성 AI 발생 건수는 3월 9일 기준 가금농장 53건, 야생조류 62건에 달한다. 이는 2022~2023년 동절기(32건), 2024~2025년 동절기(49건)를 이미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산란계 살처분 마릿수는 3월 11일 기준 976만 마리로 1천만 마리에 육박한다. 이는 1년 전(483만 마리)의 2배가 넘고, 2~3년 전 동기 대비로는 약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역별로는 경기(13건), 전남(10건), 충북·충남(각 9건) 등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수입란 471만 개 투입했지만…효과는 ‘0.2%’
농림축산식품부는 미국산 신선란을 3월 336만 개, 4월 135만 개 등 총 471만 개를 추가 수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추산한 3월 일평균 국내 계란 생산량은 4천754만 개로, 한 달 수입 물량은 국내 월간 생산량의 0.23%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입 규모로는 실질적인 공급 보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살처분 규모 증가로 사육 마릿수가 감소했다면서, 3월 산지 가격이 특란 기준 1천800원 내외로 13%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방역 구멍·부당거래 의혹까지…5월 제도 개선 예고
가격 급등을 부추기는 구조적 문제도 드러나고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고병원성 AI 발생 농장 다수에서 방역 미흡 사항이 확인돼 보상금 감액 등 엄정 조치가 단행되고 있다. 방역 부실이 AI 확산의 악순환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일부 산란계 농가가 유통 상인에게 웃돈을 요구하고 있다는 제보도 접수된 상태다. 농식품부는 부당거래 여부를 검토 중이며, 담당 관계자는 “5월 말까지 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3월은 철새 북상이 본격화되는 시기인 만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4월까지도 계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