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 단골 반찬인데 “이래선 못 먹어요”… 주부들 ‘아우성’치는 이유

공급엔 이상 없는데 가격만 뛰어
정부 “담합 의심”…제도 미비도 지적
고착화된 가격구조가 문제로 떠올라
계란
계란 가격 상승 / 출처 : 연합뉴스

“대체 언제 이렇게 비싸졌지?”

마트 진열대 앞에서 한참 망설인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최근 계란 한 판(30개) 가격이 7000원을 넘어섰고, 제주에선 8000원대도 눈앞에 두고 있다.

달걀 한 판 사는 게 이렇게 부담스러울 날이 올 줄은 몰랐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계란은 그대로인데 왜 비싸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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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가격 상승 / 출처 : 연합뉴스

‘에그플레이션’은 계란(egg)과 물가상승(inflation)이 합쳐진 말이다. 쉽게 말해, 계란 가격이 올라 다른 식품들까지 줄줄이 오르게 되는 현상이다.

계란은 빵, 과자, 도시락, 급식 등 음식 거의 대부분에 들어가는 재료라 가격이 오르면 영향이 넓다. 문제는 최근 이 계란값이 별다른 이유 없이 급등했다는 점이다.

5월 기준 도매가격은 5505원으로 3개월 새 26% 가까이 올랐다. 소비자가격은 전국 평균 7052원, 제주도는 7980원까지 찍었다. 2021년 조류독감(AI)으로 대란을 겪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1월부터 4월까지 계란의 생산량은 꾸준히 늘었다. 즉, 공급에는 이상이 없는데 가격만 유독 빠르게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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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가격 상승 / 출처 : 연합뉴스

이 같은 이례적 가격 상승에 대해 정부는 생산자 간 가격 담합 가능성을 제기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월 초 전국 산란계 농장을 상대로 현장 점검을 벌였고, 가격 상승이 수급 요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처럼 계란값이 요동치는 이유는 가격 결정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계란의 가격은 두 가지 기준으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발표하는 ‘실제 거래 가격’, 다른 하나는 생산자 협회가 제시하는 ‘희망 가격’이다.

문제는 이 희망 가격이 기준처럼 통용된다는 점이다. 즉, 실제로 거래되지 않은 가격이 기준이 되는 셈이다.

‘에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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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가격 상승 / 출처 : 뉴스1

정부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축산물유통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해당 법안은 산지 가격 기준을 공신력 있는 기관이 고시하도록 규정하며, 유통구조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를 담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유통업체들은 정부의 할인 정책에 발맞춰 마진을 줄이며 대응하고 있지만, 생산단계에서의 가격 통제가 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대응은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계란값은 단순한 식재료 가격 문제가 아니라 밥상 전체의 물가와 연결된다.

소비자들이 마주한 ‘에그플레이션’은 단순히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 아닌,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신호라는 점에서 보다 깊은 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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