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보다 더 나서는 노인들
역전된 고용지도, 그늘도 짙어졌다

“이제는 젊은이보다 나이 든 사람들이 더 부지런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죠.”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이 말이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난 5월 기준으로 60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이 49.4%에 달했다. 같은 달 청년층인 15~29세의 경활률은 49.5%였다. 노인이 청년과 거의 같은 비율로 일하거나 구직 중이라는 뜻이다.
고령 인구가 급증한 상황에서, 청년은 오히려 노동시장을 등지고 있는 셈이다.
‘젊은 노동력’ 줄고 노인이 빈자리 채우는 구조

노인들이 이처럼 많이 일하게 된 이유는 단순히 건강해져서만은 아니다. 지방 소도시부터 대도시까지 전국 곳곳에서 일할 청년을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제주와 전남 같은 지역은 이미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청년층을 크게 웃돌고 있다.
경남, 전북, 세종, 광주 등지에서도 ‘실버 크로스’, 즉 노인이 청년보다 더 많이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는 청년들과, 지역에 남아 생계를 이어가는 노인들 사이의 현실적 간극을 그대로 드러낸다.
700만 돌파한 고령 취업자, 그늘 속엔 빈곤과 불안정

고용지표를 보면 고령층의 활약은 더욱 뚜렷하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는 사상 처음으로 700만 명을 넘었다.
1년 새 37만 명이 늘었고, 이는 전체 취업자 증가분 중 가장 큰 폭이다. 반면 청년층(15~29세)은 15만 명 줄었다. 20대뿐 아니라 40~50대까지도 고용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이 일자리를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만 볼 수는 없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38.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노인 10명 중 4명은 여전히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렵다는 뜻이다.
공공연금만으로는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많은 노인이 일터를 떠나지 못하는 현실이다. 연금 수령액은 월평균 80만 원 수준으로, 1인 생계비(134만 원)를 한참 밑돈다.

이들이 주로 종사하는 일자리도 안정성과는 거리가 멀다. 작년 8월 기준 60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는 약 281만 명으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힘든 일을 하면서도 언제 해고될지 몰라 불안한 삶이 계속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노인은 점점 늘고, 그 안에서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지 못해 불안정한 일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다.
노동시장 전반에서 세대 간 역할이 바뀌고 있는 지금, 보다 세심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인 일자리 ㅡ하고자 하는 노인들이 주너무 많은데 자리가 없는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