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 공격?”… 미 의회, 쿠팡 조사에 이례적 ‘경고장’ 날린 속내

댓글 0

미 의회, 쿠팡 조사 경고
쿠팡 차량/출처-연합뉴스

미국 의회가 한국 정부의 쿠팡 조사를 공식적으로 문제 삼기 시작했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는 2026년 2월 5일(현지시간)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에게 소환장을 발송하며,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차별적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순 기업 조사를 넘어 양국 간 통상 갈등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공화당 짐 조던 법사위원장과 민주당 스콧 피츠제럴드 반독점소위원장은 서한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술 기업들에 대한 차별적 공격을 강화했으며, 이는 형사고발 위협까지 포함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과 긴밀한 연계를 가진 기업들에 이익을 준다”며 지정학적 프레임까지 제시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와 미 의회에 조사의 정당성을 설명해왔으나, 미 의회가 공식 조사에 착수하면서 갈등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11개 기관 400명 투입… “과도한 조사” vs “정당한 규제”

쿠팡 본사/출처-연합뉴스

미 의회가 문제 삼은 것은 한국 정부 조사의 규모다. 미 법사위는 서한에서 “한국 정부는 11개 기관에서 400명의 조사관을 동원해 150회의 대면회의와 200건의 인터뷰를 실시하고, 1,100건 이상의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고 지적했다. 2025년 1월 13일부터 약 2주간 진행된 현장조사에는 공정거래위원회만 30여명이 투입됐다.

공정위는 단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김범석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 내부거래 비중 25.8%(전년 대비 3.6%포인트 증가), 입점 중소기업 상품을 자체브랜드(PB)로 강제 전환한 혐의 등을 동시에 조사 중이다. 이는 2024년 구매후기 조작과 검색순위 알고리즘 조작으로 1,6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한 데 이은 2차 조사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사실관계가 입증되면 허위 자료 제출 책임을 물어 김범석 의장과 쿠팡 법인에 대한 형사처벌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월 8일부터 쿠팡 입점 소상공인 피해신고센터를 개설해 ‘탈팡’ 피해 실태조사에도 나선다.

3,000명이 3,370만 명으로… 개인정보 유출 규모 논란

짐 조던 미국 하원 법사위원장/출처-뉴스1

미 의회가 “한국 정부의 표적 공격”이라고 주장한 배경에는 개인정보 유출 규모를 둘러싼 논란이 깔려 있다. 쿠팡은 초기 자체조사에서 약 3,000개 계정만 정보가 저장된 것으로 발표했으나, 정부 합동조사단이 실제 유출 계정 3,370만 개를 확인하면서 자체조사의 신빙성이 무너졌다.

2026년 2월 5일 오후 4시 2분에는 165,455개의 추가 유출 계정이 또 확인됐다. 유출된 정보는 주소록 정보(이름, 전화번호, 주소)로, 쿠팡의 초기 발표와 실제 피해 규모 간 1만 배 이상 차이가 나면서 한국 정부의 강도 높은 조사에 명분을 제공했다.

미 의회는 이에 대해 “비민감 정보(non-sensitive) 유출”이라며 한국 정부의 대응이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조던 위원장과 피츠제럴드 소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강력한 처벌과 막대한 벌금을 촉구했다”며 정치적 의도를 의심했다.

2월 6일 재소환 vs 미 의회 증언… 양국 압박 동시에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출처-뉴스1

로저스 대표는 현재 한미 양국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쿠팡 사태 청문회에서 “국가정보원이 자체 조사를 지시했다”고 증언한 뒤 위증 혐의로 고발됐다. 1월 30일 첫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2026년 2월 6일 재소환 통보를 받은 상태다.

미 의회는 같은 시기 로저스 대표에게 비공개 증언(deposition)과 한국 정부와의 소통 기록 제출을 요구했다. 쿠팡 Inc.는 성명을 내고 “하원 법사위원회 조사에 전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 기업 조사를 넘어 한미 통상 갈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3일 JD 밴스 미 부통령과 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으며,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2월 3일 미 상·하원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직접 설명했다. 공정위는 오는 5월 동일인 지정 판단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미 의회의 조사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에 따라 한국 정부의 대응 전략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