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커피도 가격 인상 단행
잇따른 인상에 소비자 발길 돌려
편의점 카페 매출 급증세

“요즘은 편의점 커피만 마셔요. 커피 전문점들이 다 가격을 올려서 이제는 편의점 커피가 최고의 선택이 됐네요.”
점심 식사 후 회사 근처 GS25에서 천 원짜리 아메리카노를 뽑아 든 김 모(32) 씨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한때 ‘가성비’의 대명사로 불리던 저가 커피 체인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편의점 커피머신으로 향하고 있다.
1,500원의 신화가 무너지다
“더 이상 원두 가격 상승을 견딜 수 없었습니다.” 메가커피 관계자의 이 한마디는 국내 커피 시장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올해 상반기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더벤티 등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일제히 가격표를 바꿨다.
메가커피는 지난 4월 아메리카노를 1,500원에서 1,700원으로, 메가리카노는 3,000원에서 3,300원으로 10% 인상했다.
빽다방 역시 아메리카노 가격을 1,700원으로 200원 올렸으며, 더벤티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벤티 사이즈는 지난 3월 1,800원에서 2,000원으로 오른 바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들의 가격 인상은 이보다 앞서 시작됐다. 스타벅스는 올해 1월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를 4,500원에서 4,700원으로, 카페라떼를 5,000원에서 5,300원으로 올렸다.
폴 바셋, 투썸플레이스, 엔제리너스도 1~5월 사이 주요 커피 메뉴 가격을 100~500원 인상했다. 이렇게 대형 체인부터 시작된 가격 인상 도미노가 결국 저가 커피 브랜드까지 덮친 셈이다.
원두값 폭등이 주범
이런 연쇄적인 가격 인상의 배경에는 국제 원두 가격 상승이 있다. 지난 5월 기준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kg당 8.77달러로, 2023년 평균 대비 무려 72.5% 상승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브라질을 포함한 모든 생산지의 원두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라고 설명했다.
원두뿐만이 아니다. 카페라떼의 주재료인 우유 가격은 2020년 대비 27.6% 상승했으며, 임대료와 인건비, 카드 수수료 등 고정비도 지속적으로 올랐다.
‘편커족’의 등장과 편의점의 반격
커피 전문점들의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은 더 저렴한 대안을 찾게 됐고, 그 대안은 바로 편의점 커피였다. 편의점 업계는 이런 소비자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고품질 저가 커피 판매에 적극 나섰다.
GS25의 ‘카페25’ 천원 커피는 올해 3~4월 매출이 전년 대비 20.6% 증가했고, 고객 수는 80.1%나 늘었다.
특히 2030세대 매출이 122.7% 급증했다. CU의 ‘GET커피’는 3년 연속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어가며 올해 1~3월에도 14.7%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도 3월 전월 대비 80%의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이처럼 편의점들은 모두 2,000원 이하의 가격대를 유지하며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또한 고가 커피머신 도입과 원두 품질 개선으로 ‘싼 맛’이 아닌 ‘맛있는 저가 커피’로 인식을 전환시켰다. 커피 전문점들이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이탈을 겪는 동안, 편의점은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은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저가 커피 가격이 100~200원만 올라도 체감 물가로 이어진다”며 “생활 밀착형 소비 품목일수록 물가 심리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원재료비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가성비’ 커피 선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