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외치더니 결국…” 전 세계가 급하게 다시 사재기 시작한 ‘검은 돌’의 정체

댓글 0

석탄 가격 상승
석탄 가격 상승(PG)/출처-연합뉴스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외치던 세계가 다시 석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석탄 가격이 2년여 만의 최고 수준인 톤(t)당 133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유럽과 아시아 발전회사들이 석탄 확보에 나서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탈석탄을 선언했던 국가들이 왜 다시 ‘더러운 에너지’를 찾는 걸까.

에너지 가격정보 제공업체 아르구스 미디어에 따르면, 유럽의 발전용 석탄 가격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직전 대비 26% 급등했다. 호주와 아시아 시장도 비슷한 상승세를 보였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자은행 팬뮤어 리버럼의 애널리스트 톰 프라이스는 “최근 몇 년 새 석탄 시장에 가장 큰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가스 급등이 부른 석탄 회귀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출처-게티이미지뱅크, 연합뉴스

석탄 수요 증가의 직접적 원인은 천연가스 가격 폭등이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되면서 석유·가스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고, 유럽 가스 가격은 전쟁 시작 이후 53% 급등했다. 석탄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지만, 가스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치솟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석탄으로 대체 수요가 몰린 것이다.

실제로 일본, 한국, 대만, 유럽연합(EU) 등에서 가스 발전을 석탄 발전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길베르토 피체토 이탈리아 환경·에너지안보 장관은 지난 4일 방송 인터뷰에서 “에너지 위기가 더 악화할 경우 가동 중단 중인 석탄발전소들 일부를 재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정부도 높은 가스 가격과 LNG 공급 차질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석탄 사용을 늘릴 계획이다.

2022년 데자뷔… 화석연료 비용 50조 시대

이번 상황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와 유사하다. 당시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석탄 사용을 늘리면서 석탄 가격은 t당 400달러 이상의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한국전력은 2022년 석탄·LNG 구입에 약 68조 원을 지출하며 33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23년 이후에도 매년 50조 원대의 화석연료 수입비가 발생하고 있다.

항공유 가격도 4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급등했다. 아르구스 미디어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항공사들의 계약 가격 기준이 되는 북서유럽 항공유 가격은 5일 12% 상승한 t당 1,416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주 상승률은 71%에 달한다. 브렌트유 대비 항공유 가격 프리미엄은 배럴당 약 9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쟁 이전 20~25달러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뛴 셈이다.

해법은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

미국 텍사스주의 석탄 발전소/출처-연합뉴스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가 오히려 재생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을 증명한다고 분석한다. 영국 에너지연구센터(UKERC)에 따르면, 현대 전력시장의 ‘한계가격 결정방식’ 때문에 가장 비싼 발전원(주로 가스)의 가격이 시장 전체 가격을 결정한다. 영국에서 가스발전소는 전체 전력의 3분의 1만 생산하지만, 2025년 전력 도매가격의 90%를 결정했다.

실제 성공 사례도 있다. 호주는 2025년 도매 전력가격이 전년 대비 평균 11% 하락하며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청정에너지 발전량이 화석연료를 처음으로 추월했기 때문이다. 영국 싱크탱크 네스타는 “배터리 저장 시스템과 태양광 발전소의 기록적인 증설로 유틸리티 기업들이 화석연료 발전소 가동을 줄이고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화솔루션 같은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내 전력 부족 심화로 가장 빠르게 설치 가능한 태양광이 핵심 대안으로 부상했으며, 중국 기업들의 저가 경쟁이 종식되면서 주요 시장 전반에서 제품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는 석탄으로 회귀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전환만이 에너지 안보와 가격 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