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초코송이도 아이들 주머니 돈으로는 부담스러운 간식이 됐네요.”
한 학부모의 한숨 섞인 말이다. 기후변화가 가져온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국민 과자로 불리던 초콜릿 과자들이 줄줄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가격 인상의 영향은 커피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달 27일 뉴욕 시장에서 아라비카 원두 선물 가격이 3.2달러를 기록하며, 1977년 이후 47년 만에 가장 비싼 가격을 기록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전문가들이 이러한 현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이다.
1일 오리온은 초코송이와 비쵸비 등 13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특히 초코송이와 비쵸비는 각각 20%나 가격이 올라 편의점 기준으로 1,200원, 3,600원이 됐다.
더 충격적인 것은 초콜릿 제품 ‘투유’의 경우 30% 이상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아예 제품 공급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심상치 않은 가격 인상의 배경에는 기후변화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상 기후로 인한 생산량 감소로 인해 지난달 29일 카카오 가공품인 코코아의 가격은 톤당 9,425달러로 연초 대비 120% 급등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세계적인 기상 이변으로 카카오 국제 시세가 최근 2년간 4배 이상 급등했고, 견과류도 6년 새 2배 가까이 올랐다”며 “앞으로 수년간 이러한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가격 인상의 이유를 설명했다.
과자 가격 인상은 오리온 뿐 아니라 과자 업계 전반으로 이미 도미노처럼 번져가고 있다.
해태제과는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8.6% 올렸고, 롯데웰푸드는 지난 6월 빼빼로와 가나 초콜릿 등 17종 제품의 가격을 평균 12% 인상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한국의 낮은 식량 자급률이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전체식량 자급률은 46%에 불과하다. 특히 밀의 자급률은 1.3%로,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가격 변동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이 17%대로 평년보다 높은데도 가격을 올린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과도한 가격 인상을 비판하고 있다.
한편, 농식품부 관계자는 “원자재 시장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식품 물가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소비자들이 밀접하게 느낄 수 있는 과자, 커피 등의 식품 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점차 상황이 개선될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