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110달러 재돌파…미·이란 협상 교착이 부른 ‘전쟁발 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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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교착과 유가 상승
중국 보하이만 유전 / 연합뉴스

미·중 정상회담이 마무리됐음에도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여전히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18일 국제 유가가 다시 배럴당 110달러 선을 넘어섰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7월물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이날 오전 8시 5분 기준 전장 대비 1.07% 오른 배럴당 110.43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가 110달러 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6일 이후 12일 만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WTI(서부텍사스산 원유) 6월물 선물도 전장 대비 1.75% 오른 배럴당 107.26달러에 거래됐다.

호르무즈 봉쇄 리스크, 유가 ‘지배적 변수’로

유가 급등의 핵심 변수로 시장이 지목하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불안정이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 엘리아스 해다드는 블룸버그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여전히 시장의 지배적 변수로 남아 있다”며 “사태가 어떻게 끝날지 전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글로벌 원유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의 핵심 쟁점은 ‘핵·해협 패키지’다.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이 논의 중인 1쪽짜리 양해각서(MOU)에는 이란의 핵농축 일시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방안 등 총 14개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해협의 완전 개방이 핵심 의제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란은 핵 기술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란 측은 미국의 요구를 ‘과도한 요구’라고 규정했으며, 종전 합의에 대한 확답은 미국이 설정한 시한을 이미 넘긴 것으로 보도됐다.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인 선박들 / 뉴스1

30년물 국채 금리, 각국서 수십 년 만의 최고치

유가 급등은 전쟁발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며 주요국 장기 국채 금리를 동반 상승시키고 있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를 넘어서며 20여 년 만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는 1999년 이후 처음으로 4%에 도달했고, 영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2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이벤트 반응이 아니라, 전쟁으로 해상 공급망이 장기간 흔들릴 수 있다는 구조적 우려가 각국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에 반영된 결과로 분석한다.

같은 시간대 미국 주가지수 선물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선물이 0.22%, S&P 500 선물이 0.14%, 나스닥100 선물이 0.161% 각각 하락했다. 유가 급등과 장기 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약화된 흐름이다.

미·중 회담 이후에도 ‘압박 수위’ 높아지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영향력을 보유한 중국의 중재 역할에 기대를 걸었던 것으로 분석하지만, 회담 이후에도 협상은 진전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에 시간이 얼마 없다”면서 “서둘러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이고 그러지 않으면 그들에게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이란을 압박했다. 에너지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유가 재돌파를 중국의 중재 효과가 가시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의 압박 수위가 다시 높아지는 조합에 대한 선제적 가격 반응으로 분석한다.

한편, 브렌트유와 WTI 선물은 직전 주 마지막 거래일인 16일에 각각 3.4%, 4.2% 급등하며 주간 거래를 마친 바 있다. 협상 교착이 이어지는 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은 계속될 것으로 시장에서는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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