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미 연준(Fed) 기준금리 인하 발표
제롬 파월 의장 발언에 10만달러선까지 위협
역사적 고점을 향해 질주하던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섰다. 18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와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이 겹치면서다.
특히 파월 의장이 차기 트럼프 정부의 비트코인 정책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히면서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충격에 빠졌다.
파월 ‘비트코인 보유 못해’ 발언에 최고가 대비 약 7% 하락
전날 10만8,300달러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4시 41분 기준 10만1,159달러까지 추락했다.
24시간 만에 7%가량 폭락한 것이다. 한때는 10만300달러까지 떨어지며 심리적 지지선인 10만 달러 선마저 위협받았다.
이날의 급락은 두 가지 악재가 겹친 결과다. 우선 연준이 예상보다 매파적인 금리 정책을 시사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4.25~4.50%로 결정했지만, 내년도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을 기존 4회에서 2회로 대폭 축소했다. 이에 따라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도 3.4%에서 3.9%로 상향 조정됐다.
더 큰 충격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며 “비트코인 비축을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 정책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가상자산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팔콘엑스의 데이비드 라완트 리서치 책임자는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은 예상된 수순이었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던졌다”며 “향후 몇 달간은 거시경제 요인보다 업계 자체 변수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발 충격은 다른 가상자산으로도 번졌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6.16% 하락한 3,686달러에 거래됐고, 리플(-9.17%), 솔라나(-7.43%), 도지코인(-9.04%) 등도 일제히 급락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트럼프의 다른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관세 인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에 대해 “현재로서는 결론 내리기 이르다”며 “새 정부의 정책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해서는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미국은 경기침체를 피했으며, 현재 경제 상황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내년에도 좋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향방은 이제 트럼프 진영의 대응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캠프가 연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정책을 강행할지, 아니면 수정된 대안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