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구글·MS·아마존,
AI ‘인프라 패권’에 수백조 몰아
“투자 과잉? 놓치면 기회 없다”

“우리가 지금 과잉 투자하고 있다고 해도 상관없다. 미래를 놓칠 순 없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의 이 발언은 현재 빅테크 기업들이 왜 ‘AI 인프라’에 천문학적 돈을 붓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미국을 대표하는 4대 기술 기업이 올해 인공지능(AI) 관련 인프라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자금만 약 448조 원에 달한다.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기술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대결 구도까지 얽히면서 이른바 ‘데이터센터 전쟁’이 한창이다.
1분기 실적에 탄력 붙은 투자 확대

아마존은 전년보다 20% 이상 늘어난 140조 원을 AI와 클라우드 인프라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MS 역시 AI 인프라에 112조 원을 할당하며 애저(Azure) 클라우드 부문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까지 일부 투자 계획을 유보했던 MS였지만, 1분기 애저 매출이 33% 증가하자 다시 방향을 틀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105조 원을 들여 데이터센터를 확장할 예정이다. 메타는 기존 투자 계획을 상향 조정해 최대 720억 달러를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투자 경쟁이 뜨거운 이유는 단순히 ‘수요 증가’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한 고성능 연산, 이를 위한 전력과 서버 자원, 데이터 저장 공간 등이 모두 물리적 인프라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 테크 기업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대목은 “AI의 승부는 누가 먼저 깔아두느냐”는 것이다.
MS 사장 브래드 스미스는 미 상원 청문회에서 “화웨이와 5G 사례를 보면, 먼저 자리를 잡은 쪽을 나중에 따라잡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오픈AI CEO 샘 올트먼도 “인프라를 누가 먼저 구축하느냐가 향후 모든 기술혁신의 전제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론 머스크의 xAI는 미국 멤피스에 약 9만 3000㎡의 부지를 추가로 매입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콜로서스’ 확장에 나섰다. 이는 미국 내에서의 데이터 독립성과 처리 능력 확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행보로 평가된다.
기술 경쟁력 확보냐, 거품이냐… 갈림길에 선 AI 투자
이제 관심은 과연 이 엄청난 투자가 언제, 어떻게 수익으로 돌아올 것이냐에 쏠린다. 단기 수익보다 장기 지배력을 택한 이들의 전략은 여전히 논쟁적이다.
AI를 둘러싼 싸움은 이제 알고리즘이 아니라, 서버와 전력, 데이터센터 부지 위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들은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인프라부터 깔고 있다.

이 판의 승자는, 가장 빨리 가장 많이 깐 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