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의 역습” 21개월 만에 물가 최고치… 경유 30%·휘발유 21% 수직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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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소비자물가 2.6% 상승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 뉴스1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를 기록하며 21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국내 물가에 본격적으로 전이된 결과다.

국가데이터처가 6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6% 올랐다. 이는 2024년 7월(2.6%)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석유류가 물가를 끌어올린 ‘단 하나의 이유’

이번 물가 급등의 핵심 원인은 석유류다. 4월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1.9% 뛰며 2022년 7월(35.2%)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석유류는 전체 물가를 0.84%포인트(p) 끌어올렸다.

품목별로는 경유가 30.8%, 휘발유가 21.1% 급등했다. 모두 2022년 7월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등유(18.7%) 역시 2023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 충격은 공업제품 전반으로 확산됐다. 공업제품 물가는 3.8% 오르며 2023년 2월(4.8%)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유가 급등이 수송·제조 원가를 전방위적으로 끌어올린 구조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 / 연합뉴스

2%대 하향 흐름이 꺾인 결정적 전환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2.3%를 기록한 뒤, 올해 1월과 2월에는 각각 2.0%까지 내려가며 안정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중동 전쟁 여파가 가시화된 3월 2.2%로 반등한 데 이어, 4월에는 단숨에 0.4%p 추가 상승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유가 충격이 통상 1~2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전쟁 발발 직후인 3월의 물가 상승이 ‘예고탄’에 불과했다고 분석한다. 4월 수치는 그 본격적인 전이를 보여준다.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2.9% 올라 전체 지수 상승률을 상회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들의 가격이 평균보다 더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소비자물가 추이 / 연합뉴스

‘밥상 물가’는 내렸지만…에너지 충격이 상쇄

유일한 완충재는 신선식품이다. 신선식품지수는 6.1% 하락하며 ‘밥상 물가’ 부담을 일부 줄였다. 농산물(-5.2%)과 채소류(-12.6%)의 하락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경제 전문가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수송·유통 비용 증가가 신선식품 가격 하락분을 점차 상쇄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2.2%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기저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가공식품 출고가 인하 반영이 점차 확대되면서 가공식품 가격 상승 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여부가 향후 물가 경로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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