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폰, 예전만 못하다”는 말에 결국… 애플이 꺼낸 ‘비장의 카드’

판매 둔화에 밀린 애플, 결국 방향 틀었다
디자인 싹 바꿔 위기 탈출 시도하는 이유

“요새 아이폰에는 혁신이 없죠.”

애플의 아이폰은 최근 몇 년간 판매가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중국에서는 점유율이 두 자릿수 넘게 떨어졌고, 전 세계적으로도 ‘혁신이 사라졌다’는 말이 나올 만큼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마침내 큰 결단을 내렸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아이폰 운영방식을 12년 만에 완전히 바꾸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애플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아이폰이 작동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뀐 건 디자인이지만, 노린 건 분위기 전환

애플이 발표한 ‘리퀴드 글래스’라는 새 디자인은, 지금까지의 딱딱하고 정적인 화면을 유리처럼 부드럽게 흐르도록 바꾸는 것이다.

예전엔 화면 위에 알림창이나 시계가 고정돼 있었지만, 앞으로는 배경에 맞춰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겹쳐지는 구조가 된다.

기술적으로 보면 복잡하지만, 쉽게 말해 아이폰 화면이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보다 부드럽고 입체적으로 바뀐다고 보면 된다. 아이폰만이 아니라 아이패드, 애플워치, TV, 심지어 가상현실 기기까지 모두 같은 방식으로 바뀐다.

하지만 애플이 바꾸려는 건 단순히 화면이 아니다. ‘디자인 개편’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시 새로움과 기대감을 심어주고, 꺼져가던 브랜드 이미지를 다시 끌어올리려는 시도다.

아이폰 잘 안 팔리자 결국 ‘새 판’ 꺼내

애플이 이런 변화를 감행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최근 아이폰 판매는 줄고,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브랜드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게다가 요즘 IT 업계의 최대 화두인 인공지능(AI)에서도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에 비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갈등 탓에 관세 부담도 늘었고, 생산기지를 인도·베트남 등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비용도 커졌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애플은 예전만큼 안정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애플은 ‘하드웨어 신제품’ 없이, 오히려 소프트웨어와 디자인이라는 본질을 바꾸는 방식으로 반전을 노렸다. 눈에 보이는 걸 바꾸는 게 아니라, 아이폰을 사용하는 ‘느낌’ 자체를 새롭게 만든 것이다.

물론 이번 발표에서는 실시간 통역이나 통화 요약 같은 인공지능 기능도 일부 소개됐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AI보다 디자인과 브랜드 정비에 집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안에서는 상당히 큰 변화가 진행 중이다. 위기 상황에서 단순한 기술 경쟁보다 브랜드 전체의 흐름을 바꾸는 쪽을 택한 셈이다.

아이폰의 변화는 결국, 애플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꺼내 든 승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