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 비리 ‘솜방망이’ 처벌 끝났다…정부, 형사처벌 수위 대폭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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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관리비 비리 처벌 강화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 /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공동주택 관리비 비리 근절을 위한 대대적인 제도개선에 나선다. 21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안건으로 발표된 이번 방안은 형사처벌 수위를 대폭 높이고, 수의계약 허용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을 포함한 공동주택은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주거 형태다. 그만큼 관리비 비리는 특정 단지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 생활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민생 사안으로 꼽혀왔다.

장부 허위작성 시 징역·벌금…’자격취소’로 영구 퇴출

이번 개선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형사처벌 강화다. 관리비 장부를 작성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작성한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입주민의 장부 열람·교부 요청을 거부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관리주체가 관리비 내역 제공 의무를 위반할 경우엔 1,0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관리비 비리로 입주민에게 재산상 손해를 끼치거나 부당이득을 취한 주택관리사에 대해서는 최고 수준의 행정처분인 ‘자격취소’를 적용해 사실상 시장에서 영구 퇴출시킨다.

아울러 일부 단지에서 회계감사 회피 수단으로 악용돼온 ‘입주자 동의 시 외부 회계감사 생략’ 예외 규정도 삭제된다. 이로써 일정 규모 이상 공동주택은 사실상 외부 회계감사 의무화에 가까운 구조로 전환된다.

공동주택 관리비 제재 강화 / 뉴스1

수의계약 ‘천재지변·긴급 상황’으로 엄격 제한

공사·용역 계약 관련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돼온 수의계약 허용 범위도 대폭 좁힌다. 앞으로는 천재지변, 안전사고 등 긴급한 경우나 특정 기술이 필요한 경우에만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보험·공산품은 수의계약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되고, 청소·경비 용역은 기존 사업자의 수행 실적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기술능력 제한경쟁입찰 시에도 공사·용역에 특허나 신기술을 요구할 경우 입주자에게 사전 동의를 받도록 의무화한다. 입찰 조건 설계에 입주민이 실질적인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를 도입한 것이다.

집행 역량 뒷받침 필요하다는 우려도

국토부는 이번 발표에 앞서 지난 3월 25일부터 4월 9일까지 16개 시·도 공동주택단지 19곳을 대상으로 합동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현장 지도·시정 38건, 과태료 부과 사전통지 등 19건의 위반 사항이 확인됐다.

적발 내용은 관리비 부과내역·회계감사 결과·계약서 장기 미공개, 회계서류 미보관, 관리비 용도 외 사용, 법령상 허용되지 않는 방식의 수의계약 체결 등이다. 단 한 번의 점검에서 적지 않은 위반이 드러난 것 자체가, 그간 감독의 사각지대가 광범위했음을 방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제도개선의 방향성에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지만, 지자체와 국토부의 실질적인 집행 역량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단기적으로는 외부 회계감사 비용 등이 관리비에 전가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불필요한 지출과 부풀리기 공사가 줄어 관리비 상승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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