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브랜드 힘 모아 일군 1조 매출
글로벌 무대 노리는 K-패션 플랫폼
패션 생태계 보호, 정부와 협력도

한때 ‘스트리트 패션’의 성지로 불리던 온라인 편집숍이 이제는 ‘K-패션의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2001년, 작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해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으로 거듭 무신사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 매출 1조 원을 넘기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무신사는 3월 31일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통해 연결 기준 매출 1조 2,427억 원, 영업이익 1,028억 원, 당기순이익 69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25.1% 늘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86억 원에서 큰 폭으로 반등했다. 특히 거래액은 4조 5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14% 이상 증가했다.

무신사의 실적 반등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자체 브랜드(MPB)와 뷰티·홈 카테고리의 확장, 오프라인 진출과 글로벌 사업 확대가 균형 있게 이뤄졌다.
수익 구조를 보면 수수료 매출이 4,851억 원, 상품 매출 3,760억 원, 제품 매출 3,383억 원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플랫폼 비즈니스 부문에서 입점 디자이너 브랜드의 성장이 두드러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무신사는 오프라인 매장 운영도 적극적으로 확대 중이다.

서울 성수동과 잠실에 이어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복합문화공간 ‘무신사 엠프티’도 운영하며, 국내 소비자뿐 아니라 관광객 유입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홍콩·동남아 등 주요 유통사 바이어들을 초청해 K-패션 브랜드를 직접 소개하고 협력 논의에 착수한 데 이어, 글로벌 물류 인프라 투자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공정 경쟁’ 위해 정부와도 머리 맞대
또한 무신사는 지난 3월 21일,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특허청과 함께 패션 플랫폼 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지식재산권 보호와 K브랜드 해외 진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무신사는 패션업계 최초로 다운·캐시미어 제품 7,900여 개를 전수 검사하며, 공정한 유통 환경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정부와 민간이 손잡고 지속적인 품질 관리와 제도적 보호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허청 또한 무신사와 함께 부정경쟁행위 근절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으며, K-패션의 글로벌 확산 과정에서 지식재산 보호는 필수 조건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무신사는 올해도 AI 추천 시스템 고도화, 인재 영입, 글로벌 물류망 확장 등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이 무신사의 성장 기반을 다진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K-패션의 세계 진출에도 힘을 실어줄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