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가 매출의 절반 차지
면세점들, 적자 탈출 위해 법정행
공항과 면세업계 갈등, 기로에 섰다

“매출이 절반 넘게 월세로 나가다 보니 반토막 날 수밖에요.”
인천공항 면세점들이 극심한 수익성 악화를 견디다 못해 결국 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호텔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상대로 임대료 조정을 요청하며 법원에 조정신청을 제출했다. 그들은 입을 모아 ‘지금 상황에선 생존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매출 반 토막, 월세는 고정…버티다 법정으로
신세계는 지난 4월, 호텔신라는 8일 인천지방법원에 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인천공항 제1·2터미널에서 운영 중인 화장품, 향수, 주류, 담배 매장의 임대료를 40% 인하해 달라고 요구했다.

코로나19 이후 쌓인 적자에 더해 고환율과 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든 상황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임대료 구조다. 2023년 7월부터 공항 이용객 수에 연동된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인천공항 이용객이 늘면 그만큼 임대료도 자동 인상된다.
현재 양사의 월 임대료는 약 3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월 매출이 600억 원 수준이라면 매출의 절반이 고정비용으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면세업계는 이미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현대면세점은 동대문 시내점 폐점을 결정했고, 신세계는 부산점을 닫았다.
롯데는 잠실 월드타워점 영업 면적을 축소했으며, 호텔신라는 희망퇴직을 받고 인천공항 임차료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보따리상, 일명 ‘다이궁’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도 병행된다.
적자 탈출 위한 구조조정…문은 좁고 길은 멀다
면세업계는 올해 들어 객단가가 오르고, 개별 관광객 유입이 늘면서 상황이 다소 나아졌다고 본다.
3월 기준 면세점 매출은 1조845억 원으로 전월 대비 8.4% 증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년 동월 대비로는 8.6% 하락한 수준이다.
관계자들은 “고객당 매출이 증가하고 있으나, 환율이 여전히 높고 중국인 단체관광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며 “무비자 입국이 본격화되면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임대료 조정 요구가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면세산업 전체 구조를 되짚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숙명여대 서용구 교수는 “중국 단체관광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산업구조 자체가 한계에 부딪혔다”며 “고정 임대료 위주의 수익 구조도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항공사와 면세점 간 줄다리기가 계속된다면, 후속 특허권 입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이 면세점 생존을 좌우할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항과 기업이 협력 모델을 다시 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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