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 우주산업이 ‘발사’ 중심에서 ‘수익 창출’ 단계로 진화하는 가운데,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 두 곳이 같은 날 미국 우주 테마 ETF를 동시에 시장에 내놓는다. 타이밍의 배경에는 스페이스X(SpaceX)의 기업공개(IPO) 임박이라는 공통 변수가 깔려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오는 14일 각각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와 ‘TIGER 미국우주테크 ETF’를 신규 상장한다고 13일 밝혔다. 두 상품 모두 스페이스X 상장 시 해당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구조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항공·방산 빼고 ‘순수 우주’만…ACE의 선택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ETF는 액티브 전략을 채택해 비교지수인 ‘FnGuide 미국스페이스테크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목표로 한다. 항공이나 방산 관련 기업은 편입하지 않고, 우주 관련 기업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상장 전일 기준 예상 편입 종목은 에코스타, 로켓 랩, 플래닛 랩스, AST 스페이스모바일 등 15개 종목이다. 특히 에코스타는 스페이스X와 지분 거래 등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업체로 꼽힌다. 스페이스X가 오는 6월 상장할 경우 해당 종목도 편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펀드 운용역 김현태 글로벌퀀트운용부 책임은 “기존 한국투자글로벌우주기술&방산 펀드 운용을 통해 쌓은 리서치와 운용 경험을 이 ETF에 활용할 것”이라며 “시장 변화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우주 산업 성장의 수혜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수시 리밸런싱으로 SpaceX 최대 25% 즉시 편입…TIGER의 속도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ETF는 스페이스X 상장 모멘텀을 ‘신속하게’ 포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ETF는 지수 방법론상 ‘수시 리밸런싱’ 조항을 통해 정기 변경 주기와 무관하게 스페이스X 상장 직후 최대 25% 비중까지 편입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포트폴리오는 로켓 및 위성 제조 등 인프라 구축 단계인 ‘업스트림’에 약 80%, 위성 통신·데이터 기반 서비스 등 ‘다운스트림’에 약 20%를 배분했다. 주요 편입 종목으로는 로켓랩, 인튜이티브 머신스, AST 스페이스모바일 등이 포함된다.
미래에셋 김남호 글로벌ETF운용본부 본부장은 “이 ETF는 단순한 우주 테마 편입을 넘어 전 세계 우주 산업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스페이스X의 상장 모멘텀을 전략적으로 반영하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발사’를 넘어 ‘수익’으로…우주산업 구조 변화가 투자 기회 만든다
두 ETF가 동시에 출시되는 배경에는 민간 우주산업의 구조적 전환이 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등 대규모 정부 프로젝트를 통해 공공 예산이 민간 기업의 수주로 연결되는 생태계가 자리를 잡으면서, 우주 산업은 로켓 발사 중심의 초기 단계를 지나 ‘활용’과 ‘수익 창출’ 단계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페이스X IPO가 현실화될 경우 우주 테마 ETF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민간 우주기업 상당수가 아직 수익화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