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관세 전쟁·기후 영향
대형마트 수입 단가 10~15% 인상
소비자들만 ‘부담 가중’

“지난해보다 10% 넘게 올랐어요. 계약을 앞당겼지만 가격 부담이 큽니다.”
국내 한 대형마트 수입 담당자들의 한숨이 깊어졌다. 최근 식품 가격이 전방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급등과 미·중 관세 전쟁, 이상 기후 영향까지 겹치면서 수입 식재료 가격이 크게 올랐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가 최근 계약한 노르웨이산 냉동 고등어 단가는 지난해보다 약 10% 상승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50원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지난해 2월 대비 10% 이상 상승한 상태다.
이 영향으로 올해 수입 계약 물량이 5~6월 매장에 풀리면서 본격적인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소고기도 예외가 아니다. 현지 도축 물량이 줄어든 미국·호주산 소고기 역시 단가가 15% 상승하며, 소비자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격화되면서 수입 식재료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미국산 대신 캐나다산 활랍스터를 대거 수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캐나다산 가격이 더욱 오를 전망이다.
고환율에 따른 원가 부담도 크다. 미국산과 호주산 소고기는 환율 상승과 현지 공급 감소로 인해 이미 15% 이상 가격이 올랐다.
수입 대체재 확보 노력, 하지만 불안한 물가
대형마트들은 미국산보다 10%가량 저렴한 캐나다산 소고기 비중을 늘리거나, 한우 할인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가격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기후 변화로 인한 ‘기후플레이션’도 식품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지난해 극심한 가뭄을 겪은 브라질의 커피 생산량이 줄면서, 원두 가격이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미국 뉴욕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아라비카 원두 선물 가격은 1년 전보다 100% 이상 상승했다.
대형마트들은 가격 인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수입처 다변화와 대체재 확보에 나섰다. 또한, 직수입을 통해 유통 비용을 절감하려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물가 상승을 막기 어렵다고 본다.

식품업계 역시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과자, 음료 등 주요 가공식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외식업계도 줄줄이 가격 조정을 검토 중이다. 결국,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5~6월은 수입 계약 물량이 시장에 반영되는 시점이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밥상 물가가 최소 10% 이상 오를 가능성이 크다. 물가 불안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정부와 유통업계의 대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