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달러예금 21% 급증
환율 1500원 돌파 전망
개인도 4개월 연속 증가

연일 치솟는 환율에, 개인과 기업이 너도나도 ‘달러 쌓기’에 나섰다. 11월 들어 달러 예금 잔액이 한 달 만에 20% 넘게 급증한 것이다.
달러 대비 원화가 약세를 이어가며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자, 기업과 개인 모두 달러를 ‘현금 자산’으로 보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고환율에 달러예금 잔액 ‘역대급’ 급증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기업 달러 예금 잔액은 537억4400만 달러로, 전달보다 약 21% 늘었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 실현을 위해 예금을 줄이는 움직임이 나타나지만, 이번엔 달랐다.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면서 고환율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판단에 달러를 미리 확보해 두려는 수요가 커진 것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환율이 오르자 더 많은 달러를 비축하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달러 강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도 ‘달러 모으기’ 행렬
기업뿐 아니라 개인들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 27일 기준 개인이 보유한 달러 예금은 122억5300만 달러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5대 은행 중 한 곳에서는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이 30억 달러를 넘어, 2022년 1월 이후 약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금융권은 “개인 투자자들이 외화 자산을 방어 수단으로 보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환차익뿐 아니라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대비하려는 목적도 크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개인과 기업, 기타 공공기관 등을 포함한 전체 달러 예금 잔액도 27일 기준 670억1000만 달러로 지난달 말보다 18% 늘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7개월 만에 1470원 돌파
한편 원·달러 환율은 7개월 만에 1470원을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환율 급등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달러 강세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기업과 개인의 달러 비축 움직임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라며 “무리한 환투자보다는 분산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