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의 1인당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처음으로 1억원을 넘어섰다. 고금리·고물가 환경 속에서도 주택 구매 수요가 꺾이지 않으면서, 3040세대의 부채 부담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30대 차주의 1인당 은행 대출 잔액은 1억218만원으로 전년 대비 382만원 증가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이래 최대치다.
같은 시기 전체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 역시 9천152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4년 말(8천871만원)보다 1년 새 281만원 늘어난 수준이다.
3040 대출은 ‘역대 최대’…20대는 4년째 감소
연령대별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40대의 1인당 대출 잔액은 1억1천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22만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40대 평균 잔액은 2022년 말 이후 3년 연속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 20대의 1인당 잔액은 3천47만원으로 전년보다 288만원 줄어들며 2021년 이후 4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50대는 89만원 증가한 9천683만원, 60대는 27만원 늘어난 8천131만원을 기록하며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잔액이 증가했다.
DSR 규제가 가른 세대별 명암…신용대출 급증은 새 뇌관
이 같은 세대 간 양극화의 배경으로는 2022년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꼽힌다. 한은 관계자는 “DSR 규제 강화 이후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은 20대의 가계대출 여력이 감소했다”며 “20대는 주담대보다 신용대출 비중이 크기 때문에 신용대출 감소세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주담대 최고 금리가 6.5%를 돌파하는 고금리 환경에서도 30·40대의 주택 구매 수요는 꺾이지 않았다. 반면 주담대 규제 강화의 풍선 효과로 5대 은행 기준 최근 12일간 신용대출이 1조4천327억원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이를 4년8개월 만의 최대 증가폭으로 분석하며, 가계부채의 질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정책 대응 필요성 대두…청년층 리스크 관리 ‘시급’
금융위원회는 올해 3월 청년층의 금융 문턱을 낮추기 위한 저금리 대출 3종을 신규 출시했다. 고금리 기조 속 30대의 부채 부담을 완화하려는 정부 차원의 조치로 해석된다.
박성훈 의원은 “고환율·고물가에 금리 인상 압박까지 가중되며 가계부채가 국가 경제를 흔들 구조적 뇌관이 되고 있다”며 “30대 청년층이 부채의 늪에 빠져 경제 역동성을 상실하지 않도록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리 인상 압박과 DSR 규제 강화, 청년층 지원이라는 세 가지 정책 방향 사이에서 정부의 정교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