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10개 주력 제조업종 중 반도체만 유일하게 고용이 늘어나고, 나머지 업종은 정체 또는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AI 시장 성장에 따른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반도체 인력 채용을 견인하는 반면, 섬유 등 전통 제조업은 해외 생산 확대와 내수 부진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6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주력 제조업종 일자리 전망’에 따르면, 반도체 업종은 전년 동기 대비 2천명(2.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10개 주력 업종 중 유일한 플러스 전망이다. 일자리 전망 기준은 전년 대비 증감률이 1.5% 이상일 때를 ‘증가’ 또는 ‘감소’로 분류한다.
반도체 업종의 긍정적 전망은 단순한 경기 회복이 아닌,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다. 2025년 하반기 기준 15만4천명 수준인 반도체 근로자는 이미 지난해 상·하반기에 각각 3.4%, 3.2%씩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AI 버블 속 반도체만 ‘예외’
반도체가 고용 증가세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인공지능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있다. 고부가 메모리 수요 증가와 함께 설비투자가 확대되면서 수출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26년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하고 수출 증가율이 2025년 2.9%에서 1.4%로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반도체만큼은 예외적 흐름을 보이는 셈이다.
산업 전문가들은 AI 기술 기반 산업의 상대적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관세 부과 가능성과 AI 버블에 대한 우려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섬유 3천명 감소, 나머지는 ‘정체’
반도체와 대조적으로 섬유 업종은 올해도 감소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내수 회복으로 생산이 증가할 수 있지만, 해외 생산의 지속적 확대와 전방산업의 연쇄적 부진이 겹치면서 전년 대비 약 3천명(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계, 조선, 전자, 철강, 자동차, 디스플레이, 금속가공, 석유화학 등 나머지 8개 업종은 전년 동기 고용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기계 업종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 둔화와 통상 환경 불확실성으로 생산이 감소하지만, 고용은 약 2천명(-0.4%) 감소 수준에서 유지될 전망이다. 조선은 고선가 선박 인도 본격화로 약 1천명(0.8%) 증가하며 유지, 자동차는 신차 출시 효과와 친환경차 수요 확대로 약 2천명(0.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투자 정체·고용 부진 악순환 우려
제조업 고용 시장의 양극화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다. 경제 연구기관들은 투자 정체와 고용 부진의 악순환을 우려하고 있다. 2025년 12월 현재 신규 취업자가 16.8만명 증가했지만, 제조업과 건설업에서는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함께 노동 투입이 감소하면서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2026년 신규 취업자는 18만명 수준으로 2025년 19만명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제조업 감소를 서비스업 고용 개선이 상쇄하는 구조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보호무역주의 심화가 구조적 리스크로 작용하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일반 제조 부문의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고용의 질 악화도 진행 중으로,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 창출이 제한되는 점도 장기적 과제로 지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