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BYD도 신차 러시”.. 전기차 판매 역대 최대, 업계도 ‘깜짝’

신차 효과에 전기차 판매 급증
모델Y·EV3 등 SUV 강세 이어져
가성비 전기차가 내수시장 주도

올해 전기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기록적인 반등을 보였다.

국토교통부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집계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총 17만514대로,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7.3% 증가한 수치다.

테슬라, BYD, 기아, 현대차 등 주요 제조사들이 올해 초부터 잇달아 신차를 출시하면서 판매 증가를 견인했다.

신차 효과에 힘입은 전기차 반등

전기차 판매는 2021년 10만대를 돌파한 이후 2022년 16만 4482대로 정점을 찍었지만, 2023년 16만 2593대, 지난해에는 14만 6883대로 감소세를 보이며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올해는 그 흐름이 완전히 뒤집혔다. 9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이 17만대를 넘어서며 사상 처음으로 연간 20만대 돌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판매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는 ‘신차 효과’가 지목된다. 기아의 ‘EV3’는 올해에만 1만 8732대가 팔리며 국산 전기차 가운데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9’(6943대)와 기아의 ‘EV4’(7034대) 역시 상반기 출시 이후 꾸준한 수요를 이끌어냈다.

수입 전기차 브랜드들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테슬라는 ‘모델 Y’ 주니퍼 버전의 인기에 힘입어 9월까지 4만 3637대를 판매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 전체에서 선두에 섰다.

BYD코리아는 아토3, 씰, 씨라이언7 등 3종의 모델을 올해 4월부터 순차적으로 투입해 9월까지 3018대를 판매했으며 9월에는 처음으로 월간 1000대 이상을 기록했다.

폴스타 역시 ‘폴스타 4’를 앞세워 2227대를 판매, 전년 대비 443.2% 증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SUV 강세 속 ‘가성비’ 전기차가 시장 주도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체 자동차 판매는 127만 574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21만 1214대)보다 5.3%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산차는 3.3% 증가한 104만 4684대, 수입차는 15.5% 늘어난 23만 1056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전반적인 내수 회복 흐름 속에서도 전기차는 특히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전기 승용차 등록 대수는 15만 3195대로 67.2% 증가했으며 전체 승용차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이즈유는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두 자릿수 비중 달성이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판매 상위 모델 대부분은 ‘가성비’를 내세운 차량이었다. 테슬라 모델 Y 주니퍼가 3만 7035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기아 EV3(1만 8732대), 현대차 아이오닉5(1만 2204대), 기아 EV6(7954대), 레이EV(7901대) 등이 그 뒤를 이었다.

SUV 차량의 강세도 여전했다. 판매량 상위 10종 가운데 7종이 SUV였으며 기아의 쏘렌토(7만 4516대)와 스포티지(5만 6938대), 현대차의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중형 SUV 중심의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모두 ‘넓고 실용적인’ 차량을 선호하는 흐름이 확인됐다.

소비 위축 속 ‘실속형’ 차량 선호 현상 뚜렷

올해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경기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업계는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중저가 차량 위주로 소비가 집중되는 현상을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차 중에서도 실속형 모델의 판매 증가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기아의 EV3는 전기차 보조금과 결합해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 수요가 몰렸다.

내연기관차 부문에서는 현대차의 준중형 세단 ‘아반떼’가 스마트 트림 기준 2034만 원에 판매되며 전년보다 52.5% 판매가 늘어났다. 반면, 제네시스 G80과 GV80은 각각 8.5%, 26.5% 판매가 줄었다.

연료 유형별로도 소비자들의 선택이 확연히 달라졌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25.2% 증가한 34만 853대를 기록했지만, 휘발유차는 3.3%, 경유차는 25.5%, LPG차는 16.3% 판매가 줄었다.

업계는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 시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