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원 들였는데 안 써요”… 신차 옵션 후회 1위는 바로..

수백만 원 들였지만 손 안 가는 옵션
화려한 기술, 현실 운전과는 거리감
‘있으면 좋음’보다 ‘없으면 불편함’이 기준

신차를 구입할 때 많은 소비자들이 차량 가격보다 옵션 선택에서 더 많은 고민을 한다. 그러나 차량을 받은 후 몇 달이 지나면, 추가 비용을 들여 선택한 옵션 중 상당수가 일상 운전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실제로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특정 옵션이 “있어도 안 쓰게 되는 기능”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으며, 후회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연비 절감’ 대신 꺼두는 ISG 기능

운전자들이 가장 자주 후회하는 옵션 중 하나는 ISG(Idle Stop & Go) 기능이다. 이 시스템은 정차 시 자동으로 엔진을 멈춰 연료를 절감하고 배출가스를 줄이는 목적을 가진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꺼야 편한 기능’으로 전락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대 반복되는 정차와 재시동 과정은 오히려 진동과 소음을 유발하며 집중력을 흐트러뜨린다.

특히 여름철에는 시동이 꺼지면서 에어컨 냉방도 함께 멈추는 경우가 많아 불쾌감을 호소하는 운전자들이 많다. 대부분의 이용자는 차량 시동을 켜자마자 ISG 해제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ISG 기능은 강화된 배터리와 모터 내구성을 전제로 한 시스템이지만, 반복된 재시동으로 부품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는 배터리 교체 비용이 숨어 있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동 에어컨과 자동 주차, ‘느림’의 한계

첨단 기술의 편리함을 앞세운 자동 에어컨과 자동 주차 시스템도 현실에서는 체감도가 낮다는 지적이 많다. 자동 에어컨은 실내 온도를 자동 조절해주는 기능이지만, 사용자의 온도 체감과 시스템 반응 사이에는 뚜렷한 간극이 있다.

더운 날씨에 빠른 냉방을 원하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자동 모드의 점진적 냉방이 오히려 답답함을 유발한다. 결국 많은 사용자가 수동 모드로 전환해 직접 풍량과 온도를 조절한다.

자동 주차 기능 역시 실제 주차 시간과 효율성 측면에서 제한이 드러난다. 차량이 주차 공간을 인식하고 핸들을 자동으로 조작하는 과정은 상당히 느리며 일부 운전자들은 시스템의 인식 오류나 반응 속도에 불만을 표했다.

감성 옵션의 현실적 한계, 파노라마 선루프와 AQS

파노라마 선루프는 대표적인 ‘감성 옵션’으로 꼽힌다. 차 안에서 하늘을 볼 수 있는 개방감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만, 국내 환경에서는 실사용 빈도가 극히 낮다.

미세먼지와 강한 햇빛으로 인해 열 일이 거의 없고, 시간이 지나면 누수나 풍절음 같은 관리 이슈가 생기기 쉽다.

공기 질을 자동으로 감지해 오염된 공기를 차단해준다는 AQS(Air Quality System) 기능도 실효성 논란이 있다.

감지 속도가 느리거나 오염된 공기를 이미 들여보낸 뒤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운전자들의 주된 불만이다. 일부 제조사들은 해당 기능을 삭제하거나 타 기능과 통합하기도 했다.

기술은 있어도, 현실에선 손이 안 가는 이유

오토 하이빔은 도로 상황에 따라 전조등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이지만, 밝은 가로등이 설치된 도심에서는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응 오류로 상향등이 깜빡이며 상대 차량 운전자에게 불편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이 기능 또한 사용자의 손에 맡겨지는 일이 많다.

이처럼 기술적으로는 유용해 보이지만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활용도가 떨어지는 옵션들은, 결국 “왜 넣었을까”라는 후회를 낳게 된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옵션 선택의 기준은 ‘있으면 좋다’가 아니라 ‘없으면 불편하다’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차 계약서에 적힌 수많은 기능 중에서 진짜로 자주 사용하는 것은 몇 개나 될까. 결국 중요한 것은 최신 기술이 아니라, 일상에서 매일 손이 가는 실용성이다. 옵션 선택의 기준을 다시 세울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