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팰리세이드가 2025년 전 세계 시장에서 21만 1,215대를 판매하며 2018년 출시 이래 연간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전년(16만 5,745대) 대비 27.4%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5월 북미 수출을 시작한 2세대 모델은 8개월 만에 10만대를 돌파하며 대형 SUV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시장에서는 팰리세이드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판매 급증의 핵심 요인으로 분석한다. 미국에서 전기차 세액공제 제도가 폐지되면서 충전 부담 없는 하이브리드 수요가 폭발했고, 국내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3만 8,112대)이 가솔린(2만 1,394대)을 압도하며 64%의 선택률을 기록했다. 대형 SUV에서도 연비가 구매 결정의 최우선 조건으로 떠올랐다는 방증이다.
듀얼모터 방식, 연비 45%·출력 19% 동시 향상
팰리세이드에 처음 적용된 P1+P2 듀얼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기존 단일모터 방식의 한계를 넘어섰다.
시동·발전·구동력 보조를 담당하는 P1 모터와 구동 및 회생제동 전담 P2 모터가 결합되면서 2.5 터보 가솔린 대비 복합연비는 45%, 시스템 최고 출력은 19%, 최대 토크는 9% 각각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복합연비 14.1km/l(2WD 18인치 휠 기준), 최고 출력 334마력, 최대 토크 46.9kgf·m의 성능을 갖췄다.
1회 주유로 1,000km 이상 주행 가능하다는 점은 미국 시장에서 결정타로 작용했다. 전통적으로 대형 차량을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들이 공간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연비 효율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4개월 만에 하이브리드 모델 1만대가 판매됐다. 월평균 2,500대 수준으로 토요타 하이랜더 하이브리드, 포드 익스플로러 하이브리드와 직접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NACTOY 270점, 2위 닛산에 2배 격차
팰리세이드는 북미 자동차 업계 최고 권위의 ‘2026 북미 올해의 차(NACTOY)’ 유틸리티 부문에서 270점을 획득하며 압도적 1위에 올랐다.
2위 닛산 리프(135점)와 3위 루시드 그래비티(85점)를 두 배 이상 차이로 제쳤다. NACTOY는 혁신성, 가치, 성능, 안전, 디자인을 종합 평가하는데, 팰리세이드는 모든 항목에서 고른 점수를 받았다.
미국 U.S. 뉴스 & 월드 리포트의 존 빈센트 에디터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해당 차급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현재 구매 가능한 최고의 SUV”라고 평가했다. 악시오스의 조앤 뮬러 교통전문기자 역시 “4만 달러(한화 약 5800만 원) 미만 가격에 가치와 기술, 효율성이 완벽히 조화됐다”고 분석했다.
전장 65mm, 전고 15mm 확대로 헤드룸과 레그룸이 넉넉해진 점, 현대차 SUV 최초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적용으로 승차감이 향상된 점도 호평 요인이다.
하이브리드 중흥, 대형 SUV 시장 재편 신호
팰리세이드의 성공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부활을 예고한다. 전기차 성장세가 둔화되고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가 지속되면서 하이브리드가 현실적 대안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특히 대형 SUV 세그먼트에서 연비와 성능을 동시에 확보한 듀얼모터 기술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2026년 팰리세이드 판매량이 25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하이브리드 비중은 70% 이상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싼타페, 투싼 등 다른 SUV 라인업에도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경우, 토요타와 포드가 주도해온 하이브리드 시장 구도에 균열이 생길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