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긴장해라”… 현대차가 엔비디아와 손잡고 그리는 ‘미래’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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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엔비디아 로봇 오픈 생태계 구축
엔비디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6년 7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를 직접 찾았다. 젠슨 황 CEO와 마주 앉아 자율주행, 로봇, 제조 AI를 망라하는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젠슨 황 CEO는 지난달 8일 방한 중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를 방문해 협력 방향에 공감대를 이미 형성한 바 있다.

이번 산타클라라 회동은 블랙웰 GPU 5만 장 공급, 약 30억 달러(약 3조9000억원) 규모 AI 인프라 투자, 새만금 9조원 개발 계획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피지컬 AI 국가 프로젝트’의 실질 협상 자리로 보인다.

APEC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촘촘해지는 협력망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의 협력은 단계적으로 밀도를 높여왔다. 2025년 1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 계기 행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현대차그룹·엔비디아 3자 업무협약(MoU)이 체결됐다. 이 협약에서 국내에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와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 설립이 공식화됐다.

2026년 3월에는 현대차·기아의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역량과 엔비디아 자율주행 플랫폼을 결합한 차세대 자율주행 솔루션 공동 개발 착수를 선언했다. 양사는 이번 회동 이후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도 함께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을 글로벌 AI 생태계의 ‘대체 불가 국가’로 도약시키겠다는 내용의 ‘샌프란 AI 선언’을 발표했다.

블랙웰 GPU 5만 장, 자율주행에서 로봇 공장까지

정의선(왼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 엔비디아 X

이번 협력의 핵심 하드웨어는 엔비디아 차세대 AI 칩 ‘블랙웰 GPU’ 5만 장이다. 현대차그룹이 확보한 이 GPU는 로보틱스,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물류 전반의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투입된다. 투자 규모는 약 30억 달러로, 국내 AI 인프라·데이터센터·연구센터 조성에 집중 배치된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엔비디아 ‘DRIVE Hyperion’ 기반 통합 아키텍처를 도입해 현재 레벨2+ 자율주행에서 장기적으로 레벨4 로보택시까지 단계적으로 고도화하는 것이 목표다.

로봇 개발에는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플랫폼 ‘Isaac’과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 라이브러리가 활용된다. 제조 현장에서는 GPU 기반 시뮬레이션으로 공정 배치와 생산 흐름을 사전 검증해 품질과 생산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스마트팩토리 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새만금 9조원 투자, ‘AI 밸리’의 청사진

젠슨 황 CEO는 방한 당시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투자 예정지를 한국의 ‘AI 밸리’로 직접 칭했다. 현대차그룹은 112만4000㎡ 규모의 새만금 부지에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총 9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세부 배분을 보면 AI 데이터센터에 5조8000억원, 태양광 발전에 1조3000억원, 수전해 수소 플랜트에 1조원, 로봇 제조·부품 클러스터와 AI 수소 시티에 각각 4000억원이 책정됐다.

일정도 구체적이다. AI 데이터센터와 태양광 발전 시설은 2027년 착공해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로봇 제조·부품 클러스터는 2028년 착공 후 2029년 1단계 양산에 돌입하며, 연간 3만 대 수준의 로봇 완성품 생산 능력을 갖추도록 설계됐다. 수전해 플랜트 역시 2029년 이후 단계적으로 증설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협력을 통해 단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데이터·컴퓨트·로봇·도시 운영을 아우르는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과 젠슨 황 CEO의 잇따른 회동은 그 전환의 속도를 가늠케 하는 상징적 장면이다. 9조원 새만금 투자와 블랙웰 GPU 5만 장이 실제 가동에 들어가는 2029년이 현대차그룹의 진정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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