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협력으로 재도약 노리는 GM
자율주행 개발 및 제조 공정에도 활용

제너럴모터스(GM)가 자율주행차 개발에 다시 한 번 승부수를 던졌다.
한때 무인택시 사업 실패로 자율주행 전략에 큰 타격을 입었던 GM이 AI 반도체 시장의 강자 엔비디아와 손을 잡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GM, 엔비디아와 레벨 2 이상 자율주행 개발
18일(현지시간) 발표된 이 협력은 단순한 부품 공급 계약을 넘어 스마트카 개발, 제조 공정 개선, 산업용 로봇 활용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기술 제휴로 평가된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 패권 경쟁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GM은 지난해 무인택시 서비스 ‘크루즈’를 중단하며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자율주행 프로젝트가 난관에 부딪혔다.
그러나 이번 협력으로 엔비디아의 ‘Drive AGX’ 반도체와 운영체제를 활용해 레벨 2 이상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최신 칩 ‘AGX 토르’는 초당 1000조 번의 연산 처리가 가능해 복잡한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원활히 실행할 수 있다.
제조 공정부터 구독 서비스까지… AI로 혁신하는 GM
이번 협력의 범위는 자율주행 기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GM과 엔비디아는 AI를 활용해 자동차 제조 공정도 혁신할 계획이다.

GM은 엔비디아의 디지털트윈 플랫폼 ‘옴니버스’를 활용해 가상 세계에서 AI 시뮬레이션을 실행하고, 이를 통해 생산 공정을 최적화할 예정이다.
또한 부품 운송, 정밀 용접 등에도 AI 로봇을 도입해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도모한다.
이 뿐만 아니라,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한 후 이를 구독 서비스 형태로 전환할 방침이다.
현재 GM의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 ‘수퍼크루즈’는 일정 기간 무료 제공되지만 이후 월 25달러(한화 약 3만 원) 또는 연 250달러(약 36만 원)의 구독 방식으로 운영된다. GM은 향후 5년 내에 이를 통해 연간 20억 달러(약 2조 9170억 원)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GM이 이처럼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것은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한 필수적인 전략이다.
2020년 글로벌 판매량 기준 세계 3위였으나, 지난해 6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같은 기간 테슬라는 약 50만 대에서 178만 대로 판매량을 급증시키며 전기차 시장의 지배력을 확대했다. GM이 AI와 자율주행 기술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는 이유다.
치열해지는 글로벌 AI-자동차 연합 전쟁
AI 기술 기업과 완성차 업체 간 협력은 최근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BMW는 중국 화웨이와 손잡고 커넥티드카 운영체제 ‘하모니’를 도입하기로 했다. 토요타는 중국 자율주행업체 ‘포니에이아이’와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테슬라는 바이두와 협력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도 지난해 4월 바이두와 협력한 데 이어 10월에는 구글 자회사 웨이모와 로봇택시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자동차 시장이 전통적인 기계 중심에서 AI 기반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AI 기술을 선점한 기업이 미래 자동차 산업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GM과 엔비디아의 협력으로 미국 도로에서 자율주행차의 모습이 언제 등장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