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속 충전 요금 12.9% 오른다…공공 전기차 요금, 5단계로 개편

댓글 0

전기차 공공 충전요금 5단계로 개편
연합뉴스

전기차 충전 요금 구조가 4년 만에 전면 개편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4월 29일, 공공 전기차 충전기와 ‘이음카드’ 로밍 요금을 기존 2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하는 개편안을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단순하다. 느리게 충전하면 더 싸지고, 빠르게 충전하면 더 비싸진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맞아 충전 인프라의 원가 구조를 요금에 처음으로 본격 반영한 것이다.

2단계에서 5단계로…요금 체계 어떻게 바뀌나

현행 공공 충전 요금은 100kW 미만 완속 324.4원/kWh, 100kW 이상 급속 347.2원/kWh의 단 두 구간이 전부다. 개편안은 이를 출력 기준 5개 구간으로 쪼갠다.

뉴스1

30kW 미만은 294.3원, 30~50kW는 306.0원, 50~100kW는 324.4원으로 완속 구간은 요금이 내려가거나 유지된다. 반면 100~200kW는 현행과 같은 347.2원, 200kW 이상 초급속은 391.9원으로 기존 대비 44.7원 인상된다. 인상률로 따지면 약 12.9%다.

할인 혜택도 유지된다. 봄·가을 주말·공휴일 오전 11시~오후 2시에 30kW 미만 완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요금은 최저 245.7원/kWh까지 내려간다.

왜 지금인가…초급속 시장 성장이 방아쇠

이번 개편의 직접적 배경은 초급속 충전 시장의 급성장이다. 200kW 이상 초급속 충전기는 이미 전국 6,000기를 돌파했지만, 이에 맞는 요금 가이드라인은 4년째 부재 상태였다.

원가 구조 왜곡도 심각했다. 충전기가 소비하는 전력량 기준 운영비는 완속과 급속이 비슷하지만, 전기설비 설치 시 한전에 납입하는 기본부담금은 출력이 클수록 훨씬 높다. 기후부는 “200kW 충전기의 기본요금 부담은 100kW의 2배 수준”이라며 “기존 체계를 유지하면 적자 구간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충전 사업자의 채산성이 위협받으면 인프라 투자가 위축되고, 결국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진다는 판단이다.

현재 전국 충전기는 총 51만6,996기다. 이 중 완속이 46만1,526기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며, 급속은 5만5,470기다. 충전 인프라의 90% 가까이가 완속인 구조는 이번 개편에서 완속 요금을 낮추는 논거가 됐다.

‘심리적 마지노선’ 지킬 수 있나…전망과 과제

뉴스1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도 제기된다. 초급속 충전을 자주 이용하는 장거리 운전자의 경우 ‘내연기관 연료비 대비 50% 미만’이라는 전기차의 심리적 가격 마지노선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유가가 추가로 하락하면 비용 우위가 빠르게 좁혀질 수 있다.

기후부는 “대부분의 전기차 이용자는 아파트 완속 충전기로 일상 충전을 해결하고, 급속은 필요 시 간헐적으로 이용하는 패턴”이라며 전체 충전 부담은 증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완속 요금 인하 폭(최대 30원)이 체감 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시간대별 요금제 도입도 검토된다.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 저렴한 요금을 제공해 재생에너지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소에 요금 표지판 외부 설치를 의무화하고, 미등록 시 100만원, 관리기준 미준수 시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도 함께 입법예고됐다.

이번 개편은 단순한 요금 조정이 아니다. 빠르게 팽창하는 초급속 충전 시장에 처음으로 원가 원칙을 적용하고, 완속 충전 중심의 일상 이용 문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첫 시도다. 행정예고 기간은 4월 30일부터 5월 19일까지이며, 전기차 오너라면 새 요금 체계와 자신의 충전 패턴을 지금부터 꼼꼼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