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YD의 돌풍, 국내 전기차 시장 흔들다
국내 자동차 업체, 할인으로 가격 경쟁 나서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가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자동차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가 사전계약 1000대를 돌파하며 예상보다 흥행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BYD의 공세에 현대차·기아는 물론 볼보까지도 가격 인하 경쟁에 나섰다.
BYD, 공격적인 가격 전략 내세워
BYD의 국내 딜러사 하모니오토모빌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중 문화 행사에서 아토3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퍼포먼스카 ‘양왕 U9’을 전시하며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DT네트웍스 등 다른 딜러사들도 대형 쇼핑몰과 전시공간을 활용해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아토3는 현재 한국환경공단의 보급심사를 받고 있으며,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돼 본격적인 고객 인도가 시작될 전망이다.
BYD코리아 측은 “지난달 16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간 아토3의 사전계약 대수가 1000대를 넘겼다”고 밝혔다.
이후 공식적인 사전계약 대수 발표는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8일 기준 1000대 이상이 유지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토3는 3330만 원(보조금 제외 기준)이라는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내세웠다.
주행 보조 시스템(ADAS), 12.8인치 회전형 디스플레이, T맵 내비게이션 등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능을 탑재하면서도 가격을 낮춘 것이 주효했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경쟁사들의 ‘특단의 조치’, 대규모 가격 인하
BYD의 돌풍에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도 즉각적인 반격에 나섰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의 가격을 300만 원, 코나 일렉트릭을 400만 원 인하하는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기아 역시 EV6(150만 원), EV9(250만 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EV 페스타’를 시작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도 소형 전기 SUV EX30의 가격을 보조금 적용 전 기준으로 333만 원 인하해 5183만 원으로 조정했다. 보조금을 적용하면 4000만 원대에도 구매가 가능해져 BYD 아토3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BYD의 예상보다 빠른 성장에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이 적극적인 가격 경쟁에 나섰다”며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가격 경쟁이 지속될 경우 업체들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은 과제는 ‘서비스 인프라’와 소비자 신뢰
BYD가 한국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재 6개 딜러사를 중심으로 15개 전시장과 11개 서비스센터를 구축할 계획이지만, 전국적인 서비스망을 갖추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중국산 차량에 대한 불신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BYD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브랜드 신뢰도를 구축하는 전략을 세웠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사업 부문 대표는 “BYD에 대한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긴 호흡으로 접근해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시장에서 성공적인 전략으로 평가받았던 렌터카 및 택시 시장 진출 여부도 관건이다.
BYD는 과거 해외 시장 진출 시 택시, 렌터카 업체와의 장기 계약을 통해 점유율을 높여왔으며, 국내에서도 이러한 전략이 적용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BYD의 등장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은 전례 없는 경쟁 구도에 접어들었다.
소비자들에게는 다양한 선택지와 가격 경쟁을 통한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 업체들은 예상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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