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턴 계보 잇는 신형 SUV… 쏘렌토 독주 막으러 나오는 ‘이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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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M 체리자동차 협력
렉스턴 / KGM

KG모빌리티(KGM)가 중국 체리자동차와 7,500만 달러(약 1,1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8월 2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다.

국산 중형 SUV 시장에서 현대·기아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는 가운데, KGM은 체리의 검증된 PHEV 플랫폼을 등에 업고 전동화 SUV 시장의 틈새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성공 여부에 따라 KGM의 생존과 도약 방향이 결정될 사실상의 승부수다.

1,100억 원의 구조… 차입과 투자가 맞물린 이중 흐름

이번 거래의 자금 구조는 독특하다. KGM은 지난 7월 28일 신한은행으로부터 7,500만 달러(약 1,099억 원)를 연 4.7% 금리의 1개월 만기 단기 외화대출로 조달했다. 이 자금은 체리 T2X PHEV 플랫폼의 기술사용료로 즉시 지급됐다.

동시에 체리는 KGM이 발행하는 전환사채(CB)에 동일한 7,500만 달러를 투자한다. 전량 주식으로 전환되면 체리의 KGM 지분율은 약 10% 안팎이 된다. KGM 측은 경영 참여 목적이 아닌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한 투자라고 선을 그었다.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 기간은 최소 8년으로, KGM은 이 기간 동안 체리의 T2X PHEV 플랫폼 관련 지식재산권을 차량 설계·개발·제조에 활용할 수 있다.

싼타페·쏘렌토를 겨냥한 SE-10의 스펙

KGM 체리자동차 협력
렉스턴 / KGM

협력의 첫 결과물인 ‘SE-10′(상용명 후보 ‘아리랑’)은 렉스턴의 헤리티지를 잇는 중·대형 SUV다. 체리의 T2X PHEV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장 약 4,820mm·휠베이스 약 2,820mm의 차체를 갖출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현대 싼타페·기아 쏘렌토를 직접 겨냥한 포지셔닝이다.

파워트레인은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PHEV 모델과 2.0리터 가솔린 모델 두 가지로 구성된다. PHEV 시스템 총출력은 300마력 중반대가 예상되며, 배터리는 삼성SDI의 46파이 원통형 셀에 고니켈 NCA 양극재와 SCN 음극재를 적용해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동시에 높였다.

주행거리 수치가 눈길을 끈다. 합산 주행거리는 약 1,400km, 순수 전기모드(EV 모드)는 70~100km 수준이다. 도심 출퇴근은 전기차처럼, 장거리 여행은 내연기관처럼 쓸 수 있는 PHEV 특유의 강점을 극대화한 설계다. 출시 예정 가격은 PHEV 기준 4,000만 원대 초반으로, 체리 플랫폼 도입으로 R&D·재료비를 자체 개발 대비 10% 이상 절감한 덕분이다. 출시는 2027년 1분기가 목표다.

KGM이 체리의 우회로가 될 수 있나

체리가 KGM에 투자하는 또 다른 이유는 글로벌 통상 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 EU는 2024년 이후 중국산 전기차에 기본 관세 10%에 더해 최대 35.3%의 상계 관세를 추가, 총 최대 45%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은 더 가혹하다. 중국산 EV에 부과되는 관세는 합산 기준 102.5% 수준에 달한다.

이 상황에서 한국 브랜드(KGM) 명의의 SUV에 체리 기술을 접목하는 협력 모델은 체리 입장에서 관세·정치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장귀빙 체리자동차 사장도 “국가마다 중국과 한국 자동차에 적용되는 관세가 다른 만큼 양사가 협력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고 직접 언급했다.

다만 EU가 중국 생산 PHEV에 대한 반보조금 조치 확대를 검토하는 상황이어서, 향후 원산지 규정·부품 비중에 따라 규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GM은 현 단계에서 위탁 생산이나 생산기지 활용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KGM은 SE-10을 시작으로 동일 플랫폼 기반 파생 모델과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까지 라인업을 확장하고, 반도체·로봇·AI 등 첨단 산업으로도 체리와의 협력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연간 판매 목표는 6만 대(국내 3만·해외 3만 대 이상)로 제시됐다. 1,100억 원의 전략적 투자가 ‘국산 PHEV SUV의 부활’로 이어질지, 아니면 중국 기술 의존과 재무 부담이라는 이중 리스크로 귀결될지는 2027년 SE-10의 시장 성적표가 판가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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