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소형 면적 쏠림이 뚜렷해지고 있다.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대형 면적 공급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청약 경쟁률에서도 수도권을 앞서는 이례적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2025년 1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고분양가 부담이 면적 선택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분양의 절반 이상이 소형… 수도권 대형은 9%대
같은 기간 수도권에서 공급된 7만 4,725가구 중 전용면적 60㎡ 미만 소형 비중은 22.5%(1만 6,782가구)에 달했다. 서울만 놓고 보면 전체 분양 물량(5,519가구) 중 54.2%(2,989가구)가 소형으로 집계돼 절반을 넘어섰다.
반면 수도권의 전용 100㎡ 이상 대형 비중은 9.3%(6,926가구)에 그쳤다. 높은 분양가 부담이 실수요자를 소형으로 내몰고 있는 셈이다.
비수도권 대형, 청약 경쟁률서 수도권 역전
같은 기간 비수도권에서는 6만 5,051가구가 공급된 가운데 대형 비중이 16.4%(1만 688가구)로 수도권의 약 1.8배를 기록했다. 대구(39.3%), 부산(26.7%), 대전(21.5%) 등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대형 공급 비중이 높았다.
청약 경쟁률에서도 비수도권 대형이 두각을 드러냈다. 1순위 청약 기준 전용 100㎡ 이상 대형의 경쟁률은 비수도권이 3.48대 1로 수도권(2.72대 1)을 웃돌았다. 다른 면적대에서는 수도권 경쟁률이 모두 비수도권보다 높은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 117㎡ vs 지방 117㎡… 분양가 17억 차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온도차 배경에는 분양가 격차가 자리한다. 2026년 3월 기준 서울의 전용면적 평균 분양가는 ㎡당 2,198만원으로, 전용 59㎡의 평균 분양가는 약 13억원, 117㎡에는 약 25억 7,000만원이 적용된다.
비수도권의 평균 분양가(㎡당 743만원)를 같은 면적에 적용하면 117㎡의 분양가는 8억 7,000만원 수준으로, 서울보다 17억원가량 낮다. 서울 소형보다도 저렴한 금액으로 지방 중대형 신축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방 중대형의 경쟁력이 단순한 가격 차이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리얼하우스 관계자는 “기존 대형 재고 비중이 낮은 지역일수록 새 중대형 공급이 단순한 면적 확대를 넘어 선택지 보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실수요자 입장에서 서울의 절반 이하 가격에 중대형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지방 중대형 분양의 실질적인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건설공사비지수가 2026년 1월 역대 최고치(133.28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공사비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수도권의 고분양가 구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면적 양극화가 지역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