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부성보호 관련 제도 확대와 정책 홍보가 이어졌지만, 정작 일터에서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없다는 직장인이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는 있지만 현실은 달랐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4월 13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는 응답은 45.2%,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는 응답도 40.4%에 달했다.
4년째 제자리…정책 홍보도 현장선 ‘공허’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수치가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육아휴직 사용이 어렵다는 응답은 2023년 45.2%, 2024년 51.3%, 2025년 42.4%, 2026년 45.2%로 4년 내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출산휴가도 마찬가지다. 2023년 39.6%, 2024년 44.3%, 2025년 36.6%, 2026년 40.4%로 등락을 반복하며 개선 없이 제자리걸음 중이다. 직장갑질119는 “모부성보호 관련 제도 확대나 정책 홍보에도 불구하고 실제 일터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직격했다.
소기업·여성·지방…격차의 삼중고
육아휴직 사용의 어려움은 특정 집단에 집중된다. 5인 미만 민간 기업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는 응답은 66.9%로, 300인 이상 민간 기업(30.8%)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주목할 점은 중앙 및 지방공공기관도 31.2%로, 대기업보다 오히려 자유도가 낮다는 사실이다.
성별 격차도 뚜렷하다. 여성은 52.2%가 사용이 어렵다고 답해 남성(38.7%)보다 13.5%포인트 높았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58.1%로 가장 높았고, 경북(56%), 인천·경기(47.1%)가 뒤를 이었다. 서울(33.3%)과의 격차는 25%포인트에 육박해 지역 간 불균형도 심각한 수준이다.
제도보다 문화…처벌 없인 변화도 없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제도 도입보다 기존 법적 권리의 실질적 보장이 먼저라고 강조한다. 장미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사용을 이유로 한 괴롭힘을 불이익한 처우로 명확히 규정하고, 강력한 제재를 통해 권리가 실효성 있게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학계에서도 제도 자체보다 실질적 경제 지원과 직장 문화 개선이 저출산 해결의 핵심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혼 적령기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 부담을 결혼 회피의 1순위 원인으로 꼽아온 현실을 감안하면, 육아휴직 사용 환경 개선은 저출산 대책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4년째 반복되는 수치는 경고등이다. 제도 확대와 정책 홍보에도 일터의 관행이 바뀌지 못한다면, 출산·육아 친화적 환경 조성은 쉽지 않다. 제도의 빈틈을 메우는 실효성 있는 제재와 문화적 전환이 지금 이 순간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