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전국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30대 이하 당첨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청약 제도 설계의 수혜 대상인 젊은 층이 정책 대출과 소형 아파트 공급 확대를 발판 삼아 내 집 마련 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별 청약 당첨자 정보를 분석한 결과, 올해 1~2월 전국 전체 청약 당첨자 7,365명 중 30대 이하는 61.2%(4,507명)를 차지했다. 이는 부동산원이 2020년 2월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6년간 1~2월 기준 30대 이하 당첨 비율은 46.5~58.7%에 머물렀고, 연간 기준으로도 60%를 한 번도 넘지 못했다. 올해 초 이 수치가 61.2%까지 치솟으면서 시장의 세대 교체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생아 우선공급·정책 대출이 ‘촉매제’

2024년 3월 도입된 ‘신생아 우선 공급’ 제도가 시장에 안착하며 본격적인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 내 출산 가구를 우선 배정하는 이 제도로 인해 당첨 확률이 높아진 수요층이 청약에 적극 나섰고, 대기 수요가 올해 초 대거 당첨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내 집 마련 디딤돌 대출’, ‘신혼부부 전용 구입 자금’, ‘신생아 특례 디딤돌 대출’ 등 주택도시기금의 정책 대출이 자금 조달 부담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분양가 상승 국면에서도 저금리 정책 대출이 실질적인 진입 장벽을 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형 아파트 공급 두 배로 늘며 당첨 기회 확대
공급 구조의 변화도 젊은 층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올해 1~2월 전국에서 공급된 전용 60㎡ 이하 일반공급 물량은 1,119가구로 전체(3,910가구)의 28.6%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 소형 아파트 공급 비중(11.0%)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분양가 총액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소형 면적이 대거 공급되면서, 이 시장을 주로 공략하는 젊은 층의 당첨 기회가 구조적으로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리얼투데이 구자민 연구원은 “저금리 정책 대출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30대 이하가 이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식·증여 자금으로 서울 비강남권 직접 매수도 활발
청약뿐 아니라 서울 주택 직접 매수에서도 30대 이하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1~2월 30대 이하가 주식·채권 매각 자금으로 서울 주택 매수에 조달한 규모는 약 5,249억원으로 전체(1조4,768억원)의 35.5%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화 이후 최고치다.
증여·상속 자금을 활용한 서울 주택 매수액도 약 8,128억원(전체의 53.3%)에 달하며 2022년 이후 4년 만에 50%대를 회복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청약 소득·자산 기준에 막히면 보유 주식이나 코인을 팔거나 증여·상속받은 자금으로 대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15억원 이하 비강남권 주택을 적극 매입하는 분위기”라며 “서울 아파트 시장을 움직이는 한 축은 30대 이하”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