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턴 돈 내고 가야 하나”… 국립중앙박물관 유료화, 사실 ‘미리 예고된 수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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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유료화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내부 / 연합뉴스

2008년부터 18년간 무료로 운영돼 온 국립중앙박물관이 유료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문화계와 시민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3월 30일 발표한 ‘2027년 예산안 편성지침’에서 공공서비스에 대한 수익자 부담 원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대상으로 박물관·고궁·왕릉 입장료, 국립시설 이용료, 출국납부금 등이 거론됐다.

650만 관람객 시대, 그래도 적자 운영

국립중앙박물관은 2025년 연간 관람객 650만 7,483명을 기록하며 ‘650만 명 시대’를 열었다. 이는 2024년 378만 8,785명 대비 약 1.7배 증가한 수치로, 세계 6위 수준에 해당한다.

그러나 방문객 급증에도 불구하고 박물관은 적자 운영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료 입장 정책이 유지되는 한 운영 비용과 수입의 불균형 구조는 해소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국립중앙박물관 유료화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삼풍전시관 / 연합뉴스

유료화, 이미 예고된 수순이었다

유료화 논의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박물관장 유홍준은 이미 2025년 10월 28일 “2026년 상반기 안에 유료화 준비를 시작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번 정부 발표는 이 같은 기관 내부 방침을 정책 차원에서 공식화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민간 대비 사용료가 현저히 저렴하거나 환경 변화에도 장기간 낮게 유지된 부담금의 적정 수준 현실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출국납부금의 경우 현재 7,000원 수준으로, 오랜 기간 동결 상태다.

결정된 것은 없다, 하지만 방향은 정해졌다

국립중앙박물관 유료화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내부 /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예산처는 같은 날 보도 설명자료를 통해 “공항 출국납부금, 국립중앙박물관 입장료 등 인상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인상 수준과 시기는 관계기관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는 단서도 달았다.

일각에서는 실제 유료화 시점이 “빨라야 2027년 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여론 수렴과 정책 검토 단계임을 강조한 만큼, 당장의 급격한 변화보다는 단계적 추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이번 논의는 단순히 박물관 한 곳의 요금 문제가 아니다. 고궁·왕릉을 포함한 국립시설 전반의 공공요금 현실화라는 큰 흐름 속에서 재정 건전성과 국민의 문화 접근권이라는 두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게 됐다. 18년간 무료 개방으로 쌓아 온 ‘문화 복지’의 틀이 흔들리는 지금, 그 변화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지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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