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구 감소의 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이 흐름이 진정한 인구 반등의 신호탄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착시 효과인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린다.
국가통계포털(KOSIS) 인구동향에 따르면 2026년 1월 인구 자연감소 규모는 5,53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월(-5,205명) 이후 4년 만에 가장 작은 수치다.
출생아 19개월 연속 증가…7년 만의 최다 기록
1월 출생아 수는 2만6,916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2,817명(11.7%) 늘었다. 1월 기준으로는 2019년(3만271명) 이후 7년 만의 최다 기록이다.
출생아 증가세는 2024년 7월 이후 1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작년 1월(-1만5,306명)과 비교하면 자연감소 폭이 약 63% 개선된 셈이다. 사망자 수 역시 3만2,454명으로 전년 동월(3만9,390명) 대비 17.6% 감소했다.
‘에코붐 세대 효과’…코로나로 미뤄진 결혼이 한꺼번에 터진다
이번 반등의 핵심 배경은 ‘에코붐 세대’의 30대 진입이다. 1960년대 2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녀들이 본격적인 결혼·출산 연령대에 들어서면서 혼인 건수가 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2023년 억눌렸던 결혼 수요가 2024~2026년에 집중 해소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 효과가 203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신생아 수가 10년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2년 연속 출생아 증가는 분명 주목할 만한 반전이다.
그러나 ‘골든크로스’는 멀다…장기 균형 출산율 0.92명의 현실
낙관론과 함께 냉엄한 현실도 병존한다. 인구는 2019년 11월 이후 75개월째 자연 감소 중이며, 연간 기준으로는 2020년부터 6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자연감소 폭은 2022~2024년 연간 12만명대에서 2025년에는 10만명대로 줄었지만, 감소 자체가 멈춘 것은 아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장기 출산율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출산율 반등 이후 합계출산율이 결국 0.92명 수준의 ‘장기 균형 상태’로 수렴할 것으로 예측했다. 인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대체출산율(2.1명)과는 1.18명이나 차이가 난다. 55%나 부족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출생아 증가가 ‘지연된 결혼의 회복’에서 비롯된 것으로, 근본적인 출산 의향이 높아진 것과는 구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저출생·고령화 구조가 유지되는 한, 2030년 이후 출생아 수가 재차 내리막길을 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단기적인 수치 개선에 안도하기에는 이르다. 인구 감소의 속도가 늦춰지고 있다는 신호는 긍정적이지만, 구조적 위기의 본질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골든크로스’의 기대감이 현실이 되려면 일시적 반등을 넘어서는 정책적·사회적 전환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이 수치들은 역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