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혼잡 해소 위해 ‘노인 무임승차’ 제한 검토…에너지 위기가 부른 대중교통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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츨퇴근 시간대 노인 무임승차
서울 시내의 한 지하철 역사/출처-연합뉴스

출퇴근 시간 지하철과 버스는 이미 한계다. 정부가 에너지 위기 대응을 이유로 대중교통 이용을 적극 독려하고 나선 가운데, 정작 그 대중교통이 더 혼잡해지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국무회의에서 피크 시간대 노인 무임승차 제한 연구를 지시하면서, 오랫동안 유지돼온 노인 복지 정책이 에너지 위기라는 변수와 정면으로 충돌하기 시작했다.

15년 만의 차량 5부제…에너지 위기 ‘주의’ 단계

정부는 2026년 3월 25일 0시를 기해 공공부문 차량 5부제를 의무 시행에 들어갔다. 중앙정부·지자체·공공기관·국공립학교 등 약 2만 곳, 차량 150만 대가 적용 대상이다.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주재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주재 / 연합뉴스

이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2011년 이후 15년 만의 재시행으로, 중동 사태 장기화로 인한 원유 공급 불안이 직접적인 배경이다. 정부는 지난 3월 5일 ‘관심’ 단계 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18일에는 원유 관련 경보를 ‘주의’로 격상했다.

하루 예상 석유 절감량은 약 3,000배럴이다. 전기·수소차, 장애인 차량, 임산부·유아 동승 차량은 제외된다. 민간 차량 약 2,370만 대는 현재 자율 참여 단계이나, 경보가 ‘경계’로 격상되면 의무화로 전환된다. 이 경우 1991년 걸프전 이후 35년 만의 민간 의무 시행이 된다.

대통령의 한마디…”어르신 마실 나들이, 피크타임엔 제한”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해도 출퇴근 시간에 대중교통이 너무 괴롭다”고 직접 문제를 짚었다. 이어 “피크타임만이라도 어르신들이 놀러 가거나 마실 갈 사람들은 제한하는 것을 연구해보라”고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보건복지부에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 뉴스1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 뉴스1

다만 이 대통령은 “노인이라도 출퇴근하는 분들이 있어 쉽게 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도 함께 밝혔다. 단순한 이용 금지가 아닌 ‘분산’에 초점을 맞춘 정책 방향임을 시사한 것이다.

노인 무임승차 제도는 수십 년간 유지된 교통 복지의 핵심 축이다. 이를 피크 시간대에 제한할 경우 고령화 시대 노인 이동권과 에너지·교통 효율성 사이에서 사회적 논쟁이 불가피하다.

에너지 절감 총력전…원전·재생에너지까지 총동원

정부의 에너지 대응은 대중교통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 정비 중인 원전 5기를 오는 5월까지 재가동해 원전 가동률을 현재 73%에서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2026년 내 재생에너지 7GW 이상 신속 보급과 에너지저장장치(ESS) 1.3GW 설치도 병행 추진한다.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 5,000개 중 상위 50개 업체가 전체 소비량의 약 91%를 차지한다는 점에 주목해, 이들 기업에 에너지 절감 계획 수립을 요청하고 목표 달성 시 ‘에너지절약시설 융자사업’ 우선 지원 혜택을 제공한다. 이 대통령은 가정용 베란다 태양광 설치 예산 확대도 주문해 에너지 자립 기반 확충에도 속도를 낸다.

에너지 위기가 대중교통 정책과 노인 복지라는 민감한 사회 의제를 동시에 건드리고 있다. 차량 5부제라는 단기 처방과 함께 노인 이동권, 피크타임 혼잡, 에너지 안보라는 세 축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향후 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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