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이 2026년 3월 15일, 우버(Uber)와 손잡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공식 개시했다.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FMVSS) 인증을 획득한 SAE 레벨4 자율주행 차량, 아이오닉 5 로보택시가 실제 승객을 태우고 도심을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다. 수백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우버 플랫폼과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이 결합된 이번 서비스는, 로보택시가 ‘미래의 개념’에서 ‘현재의 이동 수단’으로 전환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우버 앱으로 부르고, 아이오닉 5가 달린다
서비스 운영 구역은 라스베이거스대로(Las Vegas Boulevard) 주변 지정 호텔, 다운타운, 타운스퀘어 상업지구다. 우버 앱으로 차량을 호출할 때, 출발지와 목적지가 서비스 구역 내에 포함되면 아이오닉 5 로보택시가 자동으로 배차된다.
추가 요금은 없다. 일반 호출 차량과 동일한 가격으로 이용 가능하며, 원하지 않을 경우 일반 차량으로 재배차도 요청할 수 있다. 탑승 후에는 환영 메시지와 안전벨트 착용 안내가 음성으로 제공되며, 이동 중 도움이 필요한 경우 언제든 앱을 통해 상담원과 연결된다. 로보택시를 선호하는 이용자는 앱 설정의 ‘탑승 선호도(Ride Preferences)’ 항목을 통해 우선 배차를 지정할 수도 있다.
13만 회 주행 데이터가 만든 신뢰
모셔널은 이번 서비스를 단기간의 기술 개발로 완성한 것이 아니다. 2022년 초 LA에서 우버이츠 배달 시범 서비스를 시작으로, 같은 해 연말 라스베이거스 라이드헤일링 파일럿을 거치며 3년 이상 실전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누적 자율주행 서비스 횟수는 13만 회 이상에 달한다.
기술 구조도 진화했다. 모셔널은 기존 규칙 기반 시스템에서 AI 중심 아키텍처로 전환하며, 일반적인 주행 상황은 AI 거대주행모델(LDM)이, 예외적인 위험 상황은 안전 가드레일 기술이 처리하는 이중 구조를 구축했다. 로라 메이저 CEO는 “자율주행 안전성을 결정짓는 것은 전체 상황의 1%에 불과한 엣지케이스”라며 “이를 어떻게 학습하고 대응하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범 서비스 단계에서는 안전을 위해 차량 운영자가 운전석에 탑승한다. 모셔널은 이용자 피드백을 수집·분석해 서비스를 고도화한 후, 2026년 연말부터 완전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 현실로
모셔널과 우버는 2022년 10년 장기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 기술과 우버의 거대 이용자 네트워크를 결합해 자율주행의 대중화를 단계적으로 실현하는 구조다. 향후 서비스 지역은 라스베이거스에서 피츠버그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삼정KPMG는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의 분기점에 진입하면서 로보택시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SAE 레벨4 인증과 FMVSS 기준 충족으로 규제 수용성도 확보했다는 점에서, 모셔널의 행보는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닌 본격적인 시장 진입 선언으로 읽힌다.
13만 회 이상의 실전 주행을 통해 기술 완성도를 높인 모셔널은 이제 연말 완전 무인화라는 마지막 관문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아이오닉 5 로보택시가 라스베이거스 도심을 조용히 누비는 지금,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상용화 전략은 가장 중요한 국면에 접어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