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12일 “선박 15척 피격”…이란 ‘유가 200달러’ 경고

댓글 0

AI 생성 썸네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세계 에너지 흐름의 심장부가 전장으로 변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12일째인 3월 11일,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선박 4척이 추가로 이란군의 공격을 받았다. 전쟁 발발(2월 28일) 이후 피격 선박은 최소 15척으로 늘어났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려는 모든 선박은 이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공언했다. 이란 중앙군사본부 카탐 알안비야는 국영TV를 통해 “유가 배럴당 200달러를 각오하라”고 경고하며 에너지 전쟁을 선포했다.

이 해협은 하루 약 1,3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하는 전 세계 해상 원유 흐름의 약 31%를 담당하는 병목 수로다. 폭 39~97km에 불과한 이 좁은 물길이 막히자 글로벌 공급망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선별 공격에서 전면 위협으로…이란의 전략적 확전

이란의 공격 전략은 단계적으로 진화했다. 초기인 3월 2~3일에는 러시아·중국 소유 선박만 통과를 허용했으나, 이후엔 “미국·이스라엘 연계 선박 및 이들 국가의 석유 화물을 실은 모든 선박”을 정당한 표적으로 규정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에 물동량 80% 감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에 물동량 80% 감소/출처-연합뉴스

실제로 일부 선박들은 이란의 타격을 피하기 위해 AIS(선박자동식별장치) 정보를 조작하는 꼼수까지 동원했다. ‘아이언 메이든’호는 3월 4일 호르무즈 통과 시 일시적으로 선주 국적을 ‘중국’으로 변경한 뒤 통과 후 원래대로 복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해상 공격에 그치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까지 설치했다. 미국은 이란의 기뢰부설함과 기뢰 저장 시설을 타격하며 저지에 나섰고,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장악도 생각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민간 상선 피격은 멈추지 않았다.

갇힌 선박 150척·보험료 4~5배…해운 시장 마비 직전

피해 규모는 군사적 차원을 넘어섰다. 현재 페르시아만 내부 및 오만·UAE 해안 일대에 대기 중인 유조선은 최소 150척, 컨테이너선은 약 132~170척(45만 TEU 이상)에 달한다. 전 세계 선복량의 3~4%가 발이 묶인 셈이다.

해운 보험료는 최근 공습 이후 4~5배 급등했다. 머스크는 호르무즈 통과를 중단하고 희망봉 우회 항로로 전환했으며, 하팍로이드와 MSC도 중동 지역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머스크 CEO는 자사 선박 10척이 현재 걸프만에 고립됐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서 선박 연쇄 피격…태국·일본 화물선도 당해 - 뉴스1
호르무즈 해협서 선박 연쇄 피격…태국·일본 화물선도 당해/출처-뉴스1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공급 충격”으로 평가한다. 2023년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 사태를 능가하는 수준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희망봉 우회는 운송 시간과 비용을 대폭 증가시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일본 직격탄…에너지 안보 비상

호르무즈 봉쇄는 아시아 국가들에게 특히 치명적이다. 중동산 원유와 카타르 LNG의 대부분이 이 해협을 통해 한국·일본·대만으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아시아 향 에너지 흐름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안보에 직접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 해군의 대응 능력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非)미국 국적·소유 선박을 직접 호송하기 어렵고, 트럼프 행정부의 “호송 약속”도 시장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란의 군사적 압박과 미국의 저지 작전이 충돌하는 가운데, 세계 에너지 시장은 유례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봉쇄가 장기화될수록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점화와 공급망 대혼란은 피하기 어렵다는 경고가 커지고 있다.

0
공유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