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진행하는 가운데, 핵심 방산 소재인 희토류 재고가 단 2개월치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이 수출 통제를 전면 강화할 경우 미국은 미사일·전투기·드론 등 핵심 무기의 생산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경고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차단하면 미국은 핵심 무기 부품의 심각한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11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 초기 예상 기간으로 제시한 4~5주와 희토류 재고 2개월치의 간격은 좁아 보이지만,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전략적 취약성은 즉각 현실화된다.
中, 사마륨·디스프로슘 등 12개 원소 수출 통제
중국은 지난해 4월 미국의 상호관세에 맞서 희토류 수출 제한을 단행했다. 사마륨(Sm)·디스프로슘(Dy)·터비움(Tb) 등에서 제한 범위가 확대돼 현재 중·중희토류 총 12개 원소가 통제 대상이 됐다.
이들 원소는 정부 허가 없이는 수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2025년 11월 미-중 무역전쟁 휴전 합의 이후에도 이 제도는 유지되고 있다. 특히 터비움과 디스프로슘은 미사일 유도 시스템·레이더·고출력 전동기용 영구자석 제조에 필수 소재다.
중국, 전 세계 희토류 공급망 사실상 독점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재고 부족이 아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광량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정제·분리 공정의 90%, 자석 생산의 93%를 장악하고 있다. 공급망 전 단계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구조다.
시드니 공과대학교 호주-중국관계연구소의 마리나 장 부교수는 “미국의 중국 희토류 의존도가 베이징에 잠재적 분쟁의 지속 기간과 비용을 통제할 수 있는 상당한 간접적 레버리지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무기가 아닌 소재로 전쟁의 판도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3월 31일 미·중 정상회담, 희토류가 핵심 의제
미국은 ‘Mine-to-Magnet’ 전략을 추진하며 채광부터 자석 생산까지 전체 공급망 자립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방부는 2020년 이후 4억 3,900만 달러를 투자했고, 2027년까지 국방용 중국 의존도 제거를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급망 다변화에 현실적으로 3~5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오는 3월 31일 방중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에서 희토류는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푸단대 미국학센터의 자오밍하오 교수는 “트럼프가 희토류 안정 공급을 요구하겠지만, 중국은 이를 지렛대 삼아 관세 및 수출통제에 대한 미국의 양보를 끌어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15차 5개년 계획(2026~2030)이 희토류 수출 통제 고도화를 명시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방중을 앞두고 중국이 미국보다 훨씬 여유로운 협상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희토류라는 ‘보이지 않는 무기’가 외교·군사 전략의 판을 바꾸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