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이 막대한 매출을 올리면서도 법인세는 매출액의 1%대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최근 2년 사이 납부액이 3분의 1 넘게 쪼그라들면서 과세 형평성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11일 국내 외국계 기업 1,583곳의 2022~2024년 법인세 비용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이들의 법인세 납부 총액은 2022년 7조2,365억원에서 2024년 4조8,226억원으로 2조4,139억원(3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세전이익 감소율은 12.4%에 그쳐, 이익 감소폭보다 법인세 납부 감소폭이 훨씬 가파르다는 점이 주목된다.
매출 클수록 세율 낮아지는 역진 구조
3년 평균 매출 대비 법인세 비중은 전체 1.1%로 집계됐다. 그런데 매출 규모가 커질수록 세 부담 비중이 오히려 낮아지는 역진적 양상이 두드러졌다.
매출 1조원 미만 기업의 법인세 비중은 1.8%, 1조~3조원 기업은 1.5%였다. 반면 매출 3조원 이상 대형 외국계 기업은 0.4%에 불과했다.
납부 상위권과 환급 기업 간 극명한 대비
3년 누적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납부한 기업은 제조업 부문에서 에쓰오일(8,375억원), 비제조업 부문에서 우아한형제들(5,292억원)이었다. 이어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3,707억원), 애플코리아(3,335억원), 라이나생명보험(3,269억원) 순이었다.
매출 대비 법인세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우아한형제들(5.0%)로, 2022년 2조9,471억원이던 매출이 2024년 4조3,226억원으로 46.7% 성장하면서 같은 기간 법인세도 1,276억원에서 1,834억원으로 43.7% 늘었다. 반면 실적이 악화한 쿠팡과 한국지엠은 3년간 각각 6,406억원, 5,745억원의 법인세를 환급받거나 향후 납부액에서 사전 차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금은 급증…글로벌 최저한세 논의와 맞물려 주목
법인세가 줄어드는 사이 외국계 기업의 기부금은 2022년 1,020억원에서 2024년 1,755억원으로 72.1% 급증했다. 매출 3조원 이상 기업 중 기부금 비중이 높은 곳은 서브원(0.359%), 라이나생명보험(0.226%), 유코카캐리어스(0.218%) 순이었다. 반면 쿠팡, 한국씨티은행, ASML코리아, 애플코리아, 노벨리스코리아 등 5개사는 3년 연속 기부금이 0원이거나 관련 내역을 공시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