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한 갤럭시 S26 시리즈에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2년 만에 부활시키며, AI 시대 반도체 자립 의지를 재확인했다. 갤럭시 S24 이후 퀄컴 스냅드래곤에만 의존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플러스·기본 모델에 엑시노스를 탑재한 것은, 공급망 다변화와 함께 온디바이스 AI 경쟁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 선택으로 풀이된다.
특히 엑시노스 2600의 NPU(신경망처리장치) 성능이 전작 대비 38% 향상되며, 삼성이 AI 추론 능력에서 퀄컴을 추격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울트라 모델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의 NPU 성능 향상폭(39%)과 거의 대등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AI폰 시대에 자체 칩으로 프리미엄 라인업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퀄컴 의존도를 낮춰 마진율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3세대 AI폰’ 전략의 핵심은 ‘에이전틱 AI’
삼성전자 노태문 DX부문장은 이날 행사에서 “획기적 기술은 환호를 받으며 등장하지만, 역사를 바꾸는 기술은 배경으로 숨는다. AI가 바로 그런 순간에 있다”며 갤럭시 S26을 ‘인프라로서의 AI’로 정의했다. 실제 이번 시리즈에 적용된 ‘나우 넛지’ 기능은 사용자가 요청하기 전에 맥락을 파악해 선제적으로 기능을 제안한다. 친구가 여행 사진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내면 AI가 자동으로 관련 사진 폴더 버튼을 표시하고, “26일 오전 9시 회의 괜찮으세요?”라는 메시지에는 일정 충돌 여부를 스스로 확인해 알려준다.
기존 AI 비서가 ‘명령 대기형’이었다면, S26은 사용자 행동 패턴을 학습해 필요한 순간 조용히 개입하는 ‘제안형’으로 진화했다. 더욱이 삼성 빅스비, 구글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등 3개 AI 에이전트를 동시 탑재해 사용자가 상황별로 최적의 AI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주목된다. 이는 애플의 폐쇄적 Siri 생태계와 대비되는 ‘개방형 AI 플랫폼’ 전략으로, 향후 써드파티 AI 서비스 통합 확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프리미엄 기능 강화에 가격도 10만원 인상
갤럭시 S26 시리즈의 한국 출고가는 기본 모델 125만 7천원, 플러스 145만 2천원, 울트라 179만 7,400원으로 전작 대비 약 10만원 올랐다. 울트라 1TB 모델은 30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부품 가격 상승과 환율 영향”을 이유로 들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엑시노스 2600의 고성능 NPU, 모바일 최초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 탑재로 인한 원가 증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울트라 모델에 적용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측면 각도에서 화면 내용을 자동 차단하는 기술로, 디스플레이 픽셀 빛 확산 방식을 제어해 구현했다. 금융·업무용 스마트폰 수요층을 겨냥한 이 기능은 삼성이 B2B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울트라 모델의 방열 성능을 전작 대비 20% 개선해 고부하 AI 작업 시 성능 저하를 최소화했다.
3월 11일 글로벌 출시…애플·중국 브랜드와 AI 경쟁 본격화
갤럭시 S26 시리즈는 한국 사전판매(2월 27일~3월 5일)를 거쳐 3월 11일 전 세계 120여 개국에 순차 출시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군을 통해 애플의 아이폰 16 시리즈, 중국 샤오미·오포 등과의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멀티 AI 에이전트 체계는 애플의 ‘애플 인텔리전스’ 단일 플랫폼 대비 유연성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이날 2021년 발표한 ‘지구를 위한 갤럭시’ 비전의 초기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히며, 2030년까지 모바일 제품 모듈에 재활용 소재 적용, 물 사용량의 110% 지역사회 환원 등 신규 ESG 목표를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술력과 함께 ESG 경영이 브랜드 가치를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어, 삼성의 이번 선제 대응이 장기 경쟁력 확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