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반지의 제왕 누구 품에?”… 120조 원 놓고 벌어진 글로벌 미디어 ‘세기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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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너브러더스 인수전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출처-연합뉴스

글로벌 미디어 업계를 뒤흔들 120조원 규모의 인수전이 막판 반전을 맞았다.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등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를 보유한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브러더스)를 놓고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이하 파라마운트)가 다시 맞붙게 된 것이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넷플릭스가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파라마운트가 인수가액을 높일 경우 넷플릭스도 인수 조건을 상향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주당 27.75달러에 계약을 체결한 넷플릭스에 맞서, 파라마운트는 주당 31달러라는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역전을 노리고 있다.

23일 데드라인 앞두고 치열해진 경쟁

원너브러더스 인수전
넷플릭스/출처-뉴스1

넷플릭스는 지난해 말 워너브러더스의 영화·TV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 사업 부문을 총 827억달러(약 120조원)에 매수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인수·합병 신고서도 이미 미국 당국에 제출했으며, 주주 투표도 다음달 20일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파라마운트가 위약금 28억 달러를 대신 부담하고, 거래 종결이 지연될 경우 분기당 6억 5천만 달러의 현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며 끈질기게 워너브러더스 주주들을 설득했다. 결국 워너브러더스는 17일 파라마운트와의 인수 협상 재개를 선언했고, 23일까지 최종 제안을 받기로 했다.

파라마운트는 비공식적으로 주당 31달러에 워너브러더스를 통째로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넷플릭스 제안보다 주당 3.25달러 높은 가격이다. 특히 넷플릭스가 CNN 등 네트워크 사업을 제외하고 스트리밍·스튜디오 사업만 인수하려는 것과 달리, 파라마운트는 회사 전체를 인수하겠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극장 영화 늘릴 것” vs “비현실적 약속”

원너브러더스 인수전
파라마운트/출처-뉴스1

인수전이 재점화되면서 양측의 전략적 비전도 충돌하고 있다. 핵심 쟁점은 인수 후 극장 상영 영화의 수다. 그간 업계에서는 OTT 기업인 넷플릭스가 할리우드 대표 제작사 워너브러더스를 인수할 경우 극장 영화 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제한된 숫자의 영화를 몇몇 극장에서만 짧게 상영하는 방식을 택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19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워너브러더스와의 인수합병으로 인해 극장 상영 영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파라마운트는 인수에 성공할 경우 양사의 영화 제작 수를 연간 30편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서랜도스 CEO는 파라마운트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가능할 것 같지 않다. 건전한 제작사들이 만드는 것보다 연간 10편이 더 많은 수치”라고 비판했다. 넷플릭스는 2026년 매출이 507억~517억 달러로 예상되며 광고 수익은 2024년 대비 2.5배 이상 증가한 15억 달러를 돌파했다. 전 세계 구독자는 3억 2,500만 명에 달한다.

주주들의 선택이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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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출처-연합뉴스

업계 전문가들은 최종 결정권이 워너브러더스 주주들에게 있다고 분석한다. 맷 브리츠먼 하그리브스 랜스다운 수석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듯 보이지만 이는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며 “이사회와 주주가 넷플릭스가 남겨놓기로 한 네트워크 사업이 얼마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지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펜트워터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포함한 일부 워너브러더스 투자자들은 파라마운트와의 협상 재개를 촉구해왔다. 이들은 더 높은 인수가와 회사 전체 인수라는 파라마운트의 제안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넷플릭스는 성명에서 “우리의 거래가 가치와 확실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 제안이 규제당국 승인을 통과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OTT 기업의 전통 미디어 대규모 인수에 대한 반독점 우려를 환기시키는 전략이다. 23일 파라마운트의 최종 제안이 제출되면, 워너브러더스 이사회는 양측 제안을 비교 검토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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