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가 첩보 도구?… 중국 전기차 ‘바퀴 달린 스마트폰’ 논란에 전 유럽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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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안보 위협
베이징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출처-연합뉴스

유럽 군사 안보 지형에 새로운 위협 요소가 등장했다. 첨단 센서와 카메라를 장착한 중국산 자동차가 군사기밀 수집 도구로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폴란드 국방부는 중국산 차량의 군사 시설 출입을 전면 금지하는 공식 지침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폴란드군 총참모장 비에스와프 쿠쿠와 장군은 군사 기지뿐 아니라 인접 주차 구역까지 포함하는 강력한 제한 조치를 준비 중이다. 폴란드 국방부 차관 체자리 톰치크는 이를 공식 언급하며 “관련 정책을 현재 작성 중”이라고 확인했다.

이번 조치는 영국과 이스라엘이 이미 시행한 중국 전기차 군사 구역 출입 제한과 같은 맥락이다. 폴란드 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중국 브랜드의 신차 판매 점유율은 8.2%에 달하며 향후 1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확대와 동시에 보안 위협도 커지는 역설적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바퀴 달린 스마트폰’의 정보 수집 능력

중국 전기차 안보 위협
베이징 쇼핑몰 내 중국산 전기차/출처-연합뉴스

문제의 핵심은 최신 전기차에 기본 탑재되는 센서 시스템이다. 고해상도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LiDAR), 각종 센서가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스캔하며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바르샤바 동유럽연구센터 연구원 폴리나 우즈난스카는 “스마트 차량은 능동적인 3D 매핑 기술까지 사용하며, 이러한 기술이 정보 분석이나 첩보 활동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 차량을 ‘바퀴 달린 스마트폰(Smartphones on Wheels)’이라고 표현하며, 막대한 데이터 수집 능력을 경고했다. 실제로 자율주행 기술을 위해 설계된 센서들은 군사 시설의 배치, 인원 동선, 차량 이동 패턴 등 민감한 정보를 의도치 않게 수집할 수 있다. 2025년 12월 발표된 연구 보고서는 이러한 우려를 학술적으로 뒷받침했다.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는 선제적 대응

중국 전기차 안보 위협
중국 전기차 공장/출처-연합뉴스

폴란드의 조치는 단독 행보가 아니다. 영국이 이미 중국 전기차의 군사 구역 접근을 제한했으며 이스라엘군 역시 차량 탑재 카메라와 센서를 통한 데이터 유출 가능성을 문제 삼아 유사한 규제를 시행했다. 이는 서방 군사 동맹 내에서 중국산 장비에 대한 경계심이 공통적으로 강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규제 대상은 BYD, MG, 니오, 샤오펑, 아이웨이즈 등 중국 브랜드 차량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산 소프트웨어나 센서 부품이 적용된 모든 차량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안 전문가들은 군사 시설을 넘어 공항 등 핵심 인프라로 제한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폴란드 국방부는 “이번 검토가 군사 시설 접근과 관련된 순수한 안보 조치”라고 강조하며, 무역 정책과는 별개임을 분명히 했다.

EU 경쟁법과의 충돌 가능성

중국 전기차 안보 위협
BYD 전시장/출처-연합뉴스

다만 이러한 규제는 유럽연합(EU) 경쟁법과 충돌할 여지가 있어 정책 설계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특정 국가 제품을 차별하는 조치가 자유무역 원칙을 위반할 수 있다는 법리적 쟁점이 존재한다. 폴란드 국방부는 이 점을 고려해 신중하게 정책을 작성 중이며 일부 세부 내용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산 자동차의 유럽 시장 확대와 안보 우려가 동시에 고조되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는 경제적 실익과 군사 안보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폴란드의 이번 조치는 첨단 기술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재정의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잠재적 정보 수집 도구로 인식되는 시대, 군사 보안 패러다임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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