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대신 샀다가 배신 당해”… 비트코인 하락 부른 결정적 ‘트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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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하락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본점 현황판/출처-뉴스1

주말 사이 가상자산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하자, 비트코인 가격은 9개월 만에 8만 달러 선이 무너졌고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800억 달러가 증발했다.

2월 2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 세계 가상자산 시총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2조 5500억 달러로 집계됐다. 1월 31일(2조 8300억 달러) 대비 9.89% 감소한 규모다. 비트코인은 7만 4567달러까지 급락했고, 이더리움은 11.07% 하락한 2170달러 선으로 주저앉았다.

아이러니는 워시가 ‘친트럼프 비둘기파’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그를 “확실히 금리 인하를 원하는 완벽한 후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시장은 정반대로 반응했다.

역설의 인사… “금리 인하” 기대는 왜 “긴축 우려”로 바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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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워시/출처-뉴스1

55세의 워시는 2006년 35세의 나이로 연준 역사상 최연소 이사가 된 인물이다. 당시 그는 물가 압박을 우려해 금리 인상을 촉구하는 강경한 매파였다. 이후 비둘기파로 전향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시장은 그의 과거 이력에 더 무게를 뒀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10x리서치의 마커스 틸렌 설립자는 “워시는 실질 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를 강조하며 가상자산을 저금리 환경이 무너지면 사라질 수 있는 투기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워시 지명을 금리 인하 신호가 아닌 통화 긴축의 전조로 해석한 배경이다.

현재 쿠팡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워시는 47만 주(약 130억 원 규모)의 쿠팡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UPS 이사직도 겸하고 있다. 그는 2026년 5월 15일 임기가 만료되는 제롬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상원에서는 “연준 흔들기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최종 인준은 불확실한 상태다.

기관 자금의 대탈출… 14억 달러 순유출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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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출처-연합뉴스

수급 측면에서 더 큰 충격은 기관 투자자들의 이탈이다. 1월 한 달간 미국 주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약 14억 30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기관이 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 위기가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헤지 수요가 비트코인에서 금 등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동성 축소가 본격화될 경우 저금리 환경에 의존해온 가상자산 시장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금” 신화의 붕괴… 위험자산으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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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출처-연합뉴스

이번 사태는 비트코인의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했다. 가상자산 업계는 그동안 비트코인을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자 ‘디지털 금’으로 포지셔닝해왔다. 하지만 실제 시장 반응은 달랐다.

글로벌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 레든의 존 글로버 최고투자책임자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기능하리라 많은 이들이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위험자산으로 취급되며 주식과 함께 매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이 2024년 6월 수준으로 후퇴하고, 엑스알피(XRP)가 2024년 11월 가격대로 되돌아간 점도 시장의 체력 저하를 보여준다. 솔라나 역시 100달러 선이 붕괴되면서 알트코인 전반에 동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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