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떨어졌는데 “석유값은 왜 올라요?”…1450원 넘은 환율이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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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물가 압박 본격화
석유·식료품 급등세
한은 “2% 안정 전망”
Consumer prices rise in November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2.4% 기록 (출처-연합뉴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4%로 발표했지만, 소수점 셋째자리까지 들여다보면 실상은 달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20으로 1년 전(114.40)보다 2.45% 올랐다. 공식 발표는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한 2.4%였지만, 실제로는 2.5%에 근접한 수치다.

10월보다 더 올랐다…0.07%p 격차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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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2.4% 기록 (출처-연합뉴스)

지난 10월 물가지수는 117.42로 전년 동월(114.69) 대비 2.38% 상승에 그쳤다.

11월과 10월의 상승률 격차는 0.07%포인트로 공식 발표에서는 똑같이 2.4%로 표기되지만, 소수점을 확장하면 명확한 차이가 드러난다.

이 미세한 차이가 중요한 이유는 물가 흐름의 방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0.07%포인트를 품목별로 분해한 결과, 농축수산물이 0.17%포인트를 끌어올렸고 석유류가 0.05%포인트를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이 키운 석유류·수입 먹거리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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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2.4% 기록 (출처-연합뉴스)

11월 농축수산물 물가는 5.6% 급등했다. 10월 3.1%에서 두 배 가까이 뛴 수치다. 석유류도 5.9% 올라 10월(4.8%)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국제유가는 오히려 하락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를 넘어서며 수입 가격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같은 분기 소비자물가는 0.04%포인트 오르며, 1년간 누적 영향은 더욱 커진다.

특히 국내 요인보다 미국 달러화 강세로 인한 환율 상승이 올해 1분기 물가를 0.47%포인트나 끌어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체감 물가는 3% 육박…1년4개월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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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2.4% 기록 (출처-연합뉴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2.9% 상승했다. 이는 2024년 7월(3.0%)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쌀(18.6%), 귤(26.5%), 사과(21.0%) 등 일상 식료품의 가격 급등이 가계의 실질 부담을 키우고 있다. 특히 쌀의 경우 수확철임에도 불구하고 작황 부진으로 평년 대비 매우 높은 가격을 유지 중이다.

한국투자증권 최지욱 연구위원은 “쌀을 포함한 전반적인 농산물 가격이 12월에 내려오는지 여부가 향후 물가 흐름에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0%로 전월(2.2%)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10월 경주 APEC 행사 등으로 급등했던 여행 관련 개인서비스 가격이 안정되면서 상승률이 낮아진 효과다. 이는 일시적 이벤트 효과가 소멸하면서 기조적 물가는 여전히 안정적임을 보여준다.

한은 “2% 수렴 전망” vs 환율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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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2.4% 기록 (출처-연합뉴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2일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근원물가는 다시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고,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세도 완화될 것”이라며 “향후 물가상승률은 점차 2%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동시에 “높아진 환율이 향후 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11월 들어 1450원대를 넘어서며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영증권 조용구 연구위원은 “당분간 환율이 가장 큰 변수”라며 “수입물가 상승률의 경우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분석했다.

정부 “먹거리 물가 총력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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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2.4% 기록 (출처-연합뉴스)

정부는 특히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주요 품목별 가격·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변동 요인에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는 물가 관리가 민생 안정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각오로 각별한 긴장감을 갖고 먹거리 물가 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1~11월 누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연간 목표치인 2%를 소폭 상회할 전망이다. KB증권 류진이 연구원은 “환율 상승으로 물가에 0.1~0.2%포인트 상방 압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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