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다수 국민이 원했다”…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공론화’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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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촉법소년 13세 하향 정비
이재명 대통령/출처-뉴스1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70년간 굳건히 지켜온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 기준이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최소한 한 살은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1년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진수 법무부 차관으로부터 논의 상황을 보고받은 후 “2개월 후 결론을 내기로 하고, 그 사이 관계 부처에서 논점을 정리하고 국민 의견을 수렴하자”고 지시했다. 이는 청소년 범죄의 흉포화와 현대 청소년의 조숙화라는 사회 변화를 반영한 결정이다. 2011년 민법이 미성년자 기준을 만 20세에서 19세로 낮춘 것처럼, 형사법 체계도 시대 변화에 맞춰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단순한 연령 숫자가 아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이라는 교육 학제의 경계가 실질적인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도 “중학생일 때와 초등학생일 때 마인드가 다를 것 같다”며 “중학생이면 새로운 세계의 새로운 사람이 된 느낌이 들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중학생 기준, 합리적 선택인가

이재명 대통령 촉법소년 13세 하향 정비
촉법소년(PG)/출처-연합뉴스

만 13세 기준은 중학교 1학년생을 형사처벌 대상에 포함시키는 의미를 갖는다. 법조계에서는 이 기준이 교육 학제와 일치해 사회적 수용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현재 22대 국회에는 형사미성년자 기준 연령을 하향하는 형법 및 소년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된 상태다.

이진수 차관은 국무회의에서 “중학교 1학년생이 약 13세이기 때문에 중학생부터는 형사처벌 대상으로 해도 되지 않느냐는 주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 역시 “13세냐, 12세냐는 결단의 문제”라며 “초등학생이냐 중학생이냐가 가장 합리적인 선”이라고 화답했다. 글로벌 추세도 형사미성년자 기준을 낮추는 방향이지만, 단순 처벌이 아닌 선도·보호·복지를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예방 체계 없는 처벌 강화, 우려의 목소리

하지만 정책 당국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됐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연령 하향을 결정하기 전에 우리 사회가 소년들에게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라는 비전을 보여줬는지 먼저 점검해봐야 한다”며 공론화 과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 장관은 특히 법무부 보고 내용이 소년범 예방 활동은 부족하고 사후 교정에 치중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청소년 정책 전문가들은 2022년 문재인 정부 때도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있었으나 사회적 합의 부족으로 중단된 전례를 상기시키며, 처벌 수위만 높이는 것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이 대통령은 원 장관의 의견을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인정하며 종합적 접근을 약속했다. 원 장관이 제안한 ‘성평등가족청소년부’로의 부처명 변경에 대해서도 “괜찮은 생각”이라고 언급해, 전임 윤석열 정권에서 실종됐던 청소년 정책을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공론화 거쳐 4월 최종 결정

이재명 대통령 촉법소년 13세 하향 정비
이재명 대통령/출처-연합뉴스

정부는 성평등가족부 주관으로 공론화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에서 원자력 발전 여부에 대해 했듯이 숙의 토론을 해서 그 결과도 보고, 국민 여론도 보고 과학적 논쟁을 거쳐 2개월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론화는 단순한 여론 조사가 아닌 찬반 양측의 논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숙의 민주주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법무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가 협력해 논점을 정리하고,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거쳐 4월 말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

정책 전문가들은 이번 논의가 촉법소년 연령만이 아니라 청소년 범죄 예방 체계, 교육 환경, 복지 시스템 전반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70년 만의 변화가 단순한 처벌 강화가 아닌, 청소년을 위한 사회 안전망 구축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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