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청약은 이제 옛말입니다”… 원자재값 폭등이 끊어버린 ‘내 집 마련 사다리’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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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이 ‘내 집 마련의 지름길’이라는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신규 분양한 민간단지 24곳 가운데 19곳의 평균 분양가가 인근 신축 아파트 시세를 웃돌면서, 청약이 ‘로또’라는 인식은 사실상 옛말이 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6년 1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493만7,771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6월 이후 6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2,500만 명 선이 무너진 것이다.

분양가, 시세를 넘어서다

부동산 플랫폼 업체 분석 결과, 올해 전국에서 신규 분양한 민간단지 24곳 가운데 19곳의 평균 분양가가 해당 지역 최근 2년 입주 아파트 시세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4곳은 주변 시세보다 20% 이상 높게 책정됐다.

서울 강북권 첫 르엘' 이촌르엘 88가구 이달 일반분양 | 연합뉴스
서울 강북권 첫 르엘’ 이촌르엘 88가구 이달 일반분양 | 연합뉴스 / 연합뉴스

분양가 급등의 주된 원인은 땅값·원자재 가격·인건비 등 공사 원가의 구조적 상승이다. 여기에 향후 안전관리 비용 증가와 중동 지역 전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불안까지 겹쳐, 분양가는 추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2030 이탈, 통계로 확인된다

청약 시장을 등지는 움직임은 이미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청약통장 가입 기간 3~5년 구간의 가입자는 464만4,000명에서 314만 명으로 150만 명 넘게 줄었다. 2030세대의 청약통장 해지·이탈 규모만 연간 약 158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도 청년층의 청약 의지를 꺾는 핵심 요인이다. 한국은행 2025년 4분기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30대의 신규 대출 취급액 감소폭은 3,259만 원으로, 전 연령대 평균(1,421만 원)의 2배를 넘었다. 청약 핵심 연령층인 30대가 대출 규제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청약통장 42만명 탈출러시"…저금리·분양시장 냉각에 '시들' - 뉴스1
청약통장 42만명 탈출러시”…저금리·분양시장 냉각에 ‘시들’ – 뉴스1 / 뉴스1

청약 경쟁 자체도 극도로 높아졌다. 지난해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평균 청약 가점은 65.81점으로, 관련 통계 공개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조적 악순환, 단기 해결 어렵다

미분양 현황도 극명한 양극화를 보인다. 2026년 1월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 2만9,555가구 중 86.7%(2만5,612가구)가 지방에 집중됐다. 반면 수도권은 공급 부족 속에 분양가 상승이 이어지는 구조적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6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는 주택가격전망 CSI가 전월 대비 16포인트 급락해 역대급 하락폭을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도심 공급 확대 등 정부 대책의 시장 안정 효과가 단기보다는 중·장기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높아진 분양가와 낮은 당첨 가능성, 강화된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이 갈수록 요원해지고 있다는 인식이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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