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오는 5월 9일 종료를 앞두고 있지만, 막판까지 각종 예외와 보완 조치가 잇따르면서 정책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규제로는 갭투자를 차단하면서 세제로는 매도 여건을 동시에 완화하는 ‘이중 구조’가 시장 혼선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4월 28일 기준으로 ‘5월 9일 이후 추가 유예 연장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하면 잔금과 등기를 최장 6개월 내 완료해도 중과를 회피할 수 있도록 하는 보완책을 함께 내놨다.
4년간 이어진 유예…종료 직전까지 ‘특례’ 추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2022년 5월 10일 시작돼 약 4년간 유지됐다.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매도할 때 2주택자에게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p), 3주택 이상에게는 30%p를 추가 부과하는 중과를 멈추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허용한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이번 종료를 앞두고 두 가지 보완 조치를 발표했다.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하면 잔금·등기를 최장 6개월 내 마쳐도 중과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 첫 번째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은 같은 날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면 유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두 번째다.
토허제 명분 흔드는 세제 완화…대통령 발언도 ‘변수’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시군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신규 주택 매수 시 실거주 의무와 전매 제한을 부과했다. 갭투기 차단과 실거주 원칙이 핵심 명분이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세를 놓고 있는 집을 팔고 싶은데 왜 못 팔게 하느냐는 1주택자의 반론이 많다”며 시행령 개정 검토를 지시하면서 혼선이 더해졌다. 실거주자 구제 취지로 풀이되지만, 전세를 낀 주택 매도 여건이 완화될 수 있다는 해석도 잇따랐다. 이와 맞물려 KB부동산은 유예 종료 임박에 따른 급매물 증가가 강남권 아파트값 2개월 연속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언젠가 또 바뀔 것” 기대심리…정책 신뢰 흔들릴 수도
전문가들은 규제와 세제 기조가 동시에 엇갈리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한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은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실거주를 강조하면서도 양도세 유예와 예외가 이어지면 정책 메시지가 혼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 수석위원은 “이 경우 시장에서는 ‘언젠가 또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유예 종료가 실질적인 정책 전환점이 되려면 보완 조치의 범위를 최소화하고, 규제와 세제 방향을 일치시키는 일관된 신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